"DNA·지문 등 물증 확보 못해…방문객이 두고갔을 가능성 커"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최근 미국 백악관에서 발견된 코카인의 출처를 조사하던 비밀경호국(SS)이 용의자를 가리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다.
비밀경호국은 1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코카인이 든 봉투에서 지문을 채취할 수 없었고, 누가 그것을 백악관에 가져왔는지 비교할 충분한 DNA 샘플도 얻을 수 없었다"며 "물증 부족으로 조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사건 종결은 지난 2일 코카인이 발견된 지 11일 만이다.
비밀경호국 해당 지역의 감시 카메라에 찍힌 영상에서도 의심스러운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면서 "물리적 증거가 없으면 코카인이 발견된 현관을 통과한 수백명의 인물 중에서 특정 관심 인물을 뽑아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휴일인 지난 2일 백악관 집무동인 웨스트윙 입구에서 백색가루가 든 봉투가 발견돼 1차 조사를 벌인 결과 코카인으로 판명됐다.
코카인이 발견된 웨스트윙 현관은 백악관 직원은 물론 방문객들이 드나드는 장소로, 외부인은 이곳에서 개인 정보를 제출하고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맡긴 뒤 입장하게 된다. 바로 그 소지품을 보관하는 용기 안에서 코카인 봉투가 발견됐다.
이후 국토안보부 국가 생물방어 분석 및 대응센터가 추가 조사를 실시했고, 연방수사국(FBI) 범죄 연구실도 봉투에서 DNA 및 지문 추출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DNA와 지문 추출에 실패하면서 그날 해당 입구를 거쳐 간 수백 명의 목록과 비교해 범인을 색출하겠다던 경호국의 계획은 무산됐다.
익명의 한 수사 관계자는 "주말에 이곳을 오간 수백 명의 방문객 중 한 명이 두고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코카인이 발견됐던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을 비운 상태였지만, 공화당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공산이 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코카인이 바이든 대통령이나 마약 전력이 있는 차남 헌트와 관련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백악관은 이를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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