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부패 혐의로 기소된 중국 은행 감독기관의 전직 간부가 900억원대 뇌물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중국중앙TV(CCTV)가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장쑤성 전장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차이어성 전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에 대한 재판에서 그의 천문학적인 수뢰액 규모가 드러났다.
인민검찰원은 "차이어성이 지위를 이용, 대출을 돕는 등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5억1천900만위안(약 918억원)의 뇌물을 받아 챙겼다"며 "뇌물 수수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그가 2010년부터 3년간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리사욕을 챙겨 공공재산과 국가 및 인민의 이익에 중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뇌물수수, 영향력 행사, 직권남용죄 등을 적용, 그를 엄벌할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올해 72세인 그는 금융 부패 척결에 나선 사정당국의 단속망에 적발돼 2021년 7월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작년 1월 당적을 박탈당한 뒤 기소됐다.
그는 2013년 6월 퇴직했으나 이후에도 전 은감위 부주석 자격으로 각종 포럼과 좌담회에 참석하는 등 낙마 전까지 왕성한 대외 활동을 했다.
그는 2017년 3월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 참석, 당시 중국 당국의 엄격한 부동산 시장 규제 정책과 관련해 "통제하든 말든 상관없다"며 "나는 베이징의 집을 살 여력이 없다"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그의 당시 발언을 소환하며 "5억위안을 챙기고도 베이징의 집을 살 수 없다면 도대체 얼마가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얘기냐"고 조롱하거나 "엄청난 부정 축재를 하면서 청렴하고 고고한 척 행세한 것이 가증스럽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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