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낙태 군인 지원' 문제 삼아 국방수권법안 수정 요구
"통상 '초당적 지지' 안보 입법에 이례적"…민주·백악관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내년도 미국 국방예산 규모를 결정지을 국방수권법안(NDAA)과 관련, 공화당이 '낙태 군인 지원' 규정에 반발해 수정안을 제출하면서 입법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힐은 "국방 예산을 설정하는 내용의 NDAA는 통상 양당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이번 반대는 이례적"이라며 공화당의 수정안 제출로 NDAA 통과 전망에 대한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야당인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당내 강경파들의 압력 속에 총 5가지 내용이 담긴 NDAA 수정안을 제출해 이날 하원 본회의에서 찬성 22표, 반대 221표로 의결했다.
공화당 수정안의 핵심은 임신중절 시술을 위한 군인들의 여행 경비를 보상해주겠다는 국방부의 정책을 뒤집는 조항이다.
지난달 NDAA 원안을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양당의 압도적 지지 속에 통과시켰던 집권 민주당은 이 부분을 '독소조항'으로 규정하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또 공화당의 수정안에는 ▲ 군대 내 트랜스젠더를 위한 성전환 수술 및 호르몬 치료 프로그램 금지 ▲ '특별가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성전환 절차 지원 금지 등 내용도 담겼다.
'미국은 인종차별 국가'라는 등 진보진영이 주로 다루는 '깨어있음'(woke) 관련 이슈를 홍보 대상으로 다루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매카시 의장은 "납세자가 낸 세금을 낙태에 쓰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성 보장 조항을 삭제한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도 "우리 군대를 디즈니랜드가 훈련시키는 것을 원하나, 아니면 국가를 방어할 수 있는 군을 원하는가"라고 받아쳤다.
집권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하며 14일 예정된 하원의 NDAA 법안 최종 표결을 앞두고 세 결집에 나섰다. 상원은 이달 말까지 NDAA에 대한 표결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 관련 예산을 결정하는 연례 법안인 NDAA는 상·하원에서 각각 의결한 뒤 병합해서 단일안을 도출한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캐서린 클라크 하원 원내총무, 피트 아길라 코커스 의장 등 민주당 수뇌부는 공동 성명을 내고 "극단적 공화당원들이 초당적 NDAA를 볼모로 잡고, 출산의 자유를 공격하고, 자신들의 우파 이념을 미국인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이들은 "공화당의 수정안은 여성의 낙태권을 훼손하고, LGBTQ 성소수자 군인의 권리를 훼손한다"며 원안 처리를 촉구했다.
미 NBC 방송은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공화당의 토미 튜버빌 의원이 국방부를 향해 낙태 지원 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지난 3월부터 군 인사 인준을 보류한 것을 두고 백악관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언론 담당 부보좌관은 법안 이해 당사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공화당 상원의원이 극단적인 반자유 의제를 추진하면서 군인 가족을 괴롭히고 있다"며 "군복무 자원을 볼모로 삼아 군사준비태세를 해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공화당의 NDAA '발목잡기'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셈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이 14일 수정안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NDAA의 처리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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