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회의 계기 중일회담서 오염수 놓고 충돌…교류·소통 의지도 확인
(도쿄 베이징=연합뉴스) 박성진 조준형 특파원 = 중국과 일본의 외교 분야 수장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중일 양국 발표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양자 회담을 했다.
일본 외무성은 회담 후 "하야시 외무상은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 해양 방류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말하며 (중국에) 과학적 관점에서 대응을 재차 강력히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중국과도 과학적 관점에서 의사소통할 용의가 있다는 취지를 다시 전달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회담에서 왕 위원은 원자력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는 원자력 발전소의 정상 가동으로 인한 폐수와 완전히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같이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원자력 사고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고 공통적으로 인정되는 기준도 없다"며 "이것은 과학의 문제이자 태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왕 위원은 그러면서 "일본은 모든 당사국의 정당한 우려와 전문가의 서로 다른 의견을 직시하고 각종 서로 다른 처리 방법을 과학적으로 논증하며 성실한 태도로 주변 이웃 국가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며,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회담에서 또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문제를 포함한 동중국해 상황, 러시아와 협력을 포함해 중국이 일본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활발히 하는 점 등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다시 한번 전했다.
아울러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했다고 외무성은 소개했다.
반면 왕 위원은 "일본이 중국을 최대의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중국의 '위협'을 과장하는 것은 중일 관계의 현실과 심각하게 불일치하며 '상호 파트너가 되고, 서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양측의 중요한 합의와도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오염수 문제 등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지만 양측은 나란히 대화 의지도 강조했다. .
하야시 외무상은 모두 발언에서 올해가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으로 현재 중일 관계에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많은 과제와 심각한 현안에 직면해 있어 매우 중요한 국면이라고 밝혔다.
또 중일 정상의 공통 인식인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 구축'을 진행하기 위해 의미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고 말했다.
왕 위원도 "현재 중일 관계는 어디로 갈지 알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후퇴하는 중요한 단계에 있다"고 진단한 뒤 "중국은 양측이 다양한 수준의 접촉, 경제 및 무역 교류와 인적 교류를 유지하는 데 열려 있다"며 말했다.
양측은 계속 정상급·외교장관급을 포함해 모든 차원에서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왕 위원은 건강상 문제로 불참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대신해 아세안 회의에 참석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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