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준·김희숙 박사팀, 수직방향 열에너지까지 수확하는 열전소자 개발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사람의 체온처럼 표면에서 수직 방향으로 배출되는 열을 전기로 바꿔 효율을 한층 높이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피부와 닿는 웨어러블 기기 센서를 다른 전원 없이 체온으로 구동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 정승준, 김희숙 박사 공동연구팀이 수직 방향으로 나오는 열에너지를 수확해 전기를 만드는 3차원 프린팅 기반 소프트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열전소자는 소자 양 끝 온도 차이를 전기로 전환하는 장치다.
열전소자는 주로 2차원 필름 형태로 제작되는데, 보통은 수평 방향으로 양 끝의 열에너지 차이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든다. 하지만 몸과 같은 물체에서 열이 방출되는 방향은 필름을 붙이는 면에 수직인 경우가 많아 효율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수직 방향의 열에너지 차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열전소자를 3차원 구조로 만들기도 하지만, 이런 소자들은 크기가 크고 형태도 불안정해 변형에도 취약했다.
이에 연구팀은 우선 열전도도는 낮으면서 유연하고 잘 늘어나는 실리콘계 엘라스토머 소재로 부드러운 절연 플랫폼을 만들었다.
여기에 열전 특성이 뛰어난 탄소나노튜브(CNT) 잉크의 농도를 최적화해 절연플랫폼을 따라 인쇄, 굽히거나 눌리더라도 안정적으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렇게 개발된 열전소자는 1㎠ 면적에서 온도 1도 차이로 0.28㎷를 만들어냈는데, 이는 기존 프린팅 공정 열전소자보다 효율을 5% 높인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열전소자를 가로세로 각각 10㎝ 크기로 제작하면 체온만으로 생체신호나 수면 패턴 관찰용 웨어러블 센서를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정 박사는 "패치형 열전소자를 구현하는 기초기술이 될 수 있으며, 체온으로 발전이 가능한 밴드 타입의 열전소자 제작 또한 가능하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온도 차이를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스마트 열전소자를 개발하여 버려지는 열을 이용한 자가발전 전자기기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에 후면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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