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폭우에도 팬 열광시킨 정국…"날씨가 제 편 아니었다"
센트럴파크 무대 올라 솔로 데뷔곡 '세븐' 첫선…날씨 탓 조기 종료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국이 폭우가 쏟아진 미국 뉴욕에서 솔로 데뷔곡 '세븐'을 열창해 거리 노숙까지 불사하며 자신을 기다린 팬들을 열광시켰다.
악천후로 준비했던 생중계 대신 미리 녹화해야 했지만, "팬들의 에너지가 좋았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14일(현지시간) 오전 뉴욕시 센트럴파크에 마련된 ABC방송 굿모닝아메리카(GMA)의 '2023 서머 콘서트 시리즈' 무대는 정국이 라이브로 '세븐'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로 일찌감치 전 세계 아미(BTS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뉴욕은 물론 미 전역에서 팬들이 며칠 전부터 몰려와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다수 팬은 센트럴파크 입구 근처의 거리에 매트를 깔고 노숙하며 애타게 정국을 기다렸다.
주변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했던 이날 새벽 5시께에는 끝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을 길게 늘어서서 공연장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버지니아주에서 왔다는 한 여성 팬은 ABC에 "수요일(지난 12일)에 여기 왔다"면서 "피곤하지만 너무 흥분된다"고 말했다.
야외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한글로 '전정국', '사랑해', '너 자신이 고마워'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며 환호했고, 이날 프로그램명과 정국의 이름을 함께 적은 'Jungkook on GMA'라는 영문 팻말도 많았다.
GMA 앵커들은 오전 7시 방송을 시작하면서 "오늘은 '다이너마이트 모닝'이다"라며 BTS의 히트곡 제목을 인용해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GMA가 진행되는 동안 방송에선 수시로 다이너마이트의 곡조가 흘러 나오기도 했다.
오전 7시30분께 밝은색 청바지에 흰 티와 검정 후드재킷 차림의 정국이 무대 뒤에 도착하자 공연장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후 재킷을 벗고 셔츠를 걸친 정국이 관객석 뒤에서 나타나자, 깜짝 놀란 팬들이 뒤돌아보며 일제히 손을 흔들고 휴대전화기로 영상을 찍었다.
객석 옆 계단으로 내려오며 '유포리아'를 부르는 정국의 모습에 팬들은 두 손을 높이 들고 환호하거나,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막으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신곡 '세븐'을 부른 정국은 쉽지 않은 춤 동작을 소화하면서도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으로 라이브 무대를 소화해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7시45분께 커다란 천둥소리와 함께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면서 센트럴파크 야외 공연은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비를 맞으면서도 정국이 BTS의 빌보드 1위곡 '다이너마이트'를 열창하는 사이 팬들도 떼창으로 중간중간 화답했으나, 주최 측인 ABC는 7시55분께 결국 공연을 중단하고 관객들을 대피시켰다.
급하게 스튜디오로 발길을 돌린 정국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공연장에 도착해보니 팬들의 에너지가 좋아서 막 (공연)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제 편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아미 여러분의 에너지 덕분에 무대를 잘 끝낼 수 있었고, 오늘만이 아니니까 기대를 많이 해달라. 오늘 너무 감사했다"라며 폭우 속에서도 자신의 무대에 열광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국은 BTS 동료 지민도 뉴욕에 와 있다고 전하면서 미국의 여성 래퍼 '라토'와의 협업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멋졌다. 노래와 뮤직비디오 모두 좋다"라고 자부했다.
이날 맨해튼에서는 콘서트가 중단된 지 10여 분 만에 비가 뚝 그쳐 아쉬움을 더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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