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상, 어민들과 잇따라 면담…어업단체 "반대" 입장 고수
9∼11월 후쿠시마 등지서 선거…자민당은 '강행' 분위기 강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최근 올여름께 방류를 시작한다는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해서 밝혔다.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종합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점을 바탕으로 원전 주변 어민과 주변국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설득 작업을 펼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오염수 방류를 이르면 내달 중에 개시할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국내에서는 방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는 어민들의 여론과 9월 이후 치러질 도호쿠(東北) 지역 선거가 초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1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전날 도쿄에서 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만나 오염수 방류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IAEA 검증 결과를 전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국가가 책임을 갖고 (오염수 방류를) 추진하겠다"며 안전성 확보와 소문(풍평) 피해 대책을 거듭해서 설명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사카모토 회장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으나, IAEA 검증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달 22일에 이어 약 20일 만에 또다시 사카모토 회장과 면담한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후쿠시마현 어엽협동조합연합회도 지난 11일 찾아가는 등 이전보다 잦은 빈도로 어민들과 접촉하고 있다.
일본이 이처럼 어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공을 들이는 이유는 2015년 후쿠시마현 어협에 관계자의 이해를 얻지 않으면 오염수를 처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한편으로는 소문 피해 대응을 위해 마련한 800억엔(약 7천300억원) 상당의 기금도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기금 중 300억엔(약 2천700억원)은 소문 피해로 수산물 수요가 감소할 경우 냉동할 수 있는 수산물을 구입해 보관하는 데 사용하고, 500억엔(약 4천600억원)은 어장을 개척할 때 필요한 도구를 지원하는 비용으로 쓸 방침이다.
어업 단체들은 이 같은 지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오염수를 방류해도 안심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조성되지 않으면 방류를 허용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후쿠시마현이 포함된 혼슈 동북부 도호쿠 지방의 선거 일정도 오염수 방류 시점을 결정할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9월 3일에는 이와테현 지사와 의회 선거가 진행되고, 10월 22일과 11월 12일에는 각각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 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오염수 방류가 쟁점화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선거를 이유로 방류 시기를 늦추면 오히려 소문 피해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견해가 강하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사실상 방류 준비를 마쳤으며, 오염수 저장 탱크 10기 분량을 기준으로 방사성 물질 농도를 측정한 뒤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요미우리는 오염수 방류 시점과 관련해 "국내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한 뒤 관계 각료회의에 의견을 묻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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