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력·민생·결혼출산 지원… K콘텐츠 제작비·첨단산업 리쇼어링 지원 확대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정부가 '경제활력'을 핵심 기조로 세법개정안을 막바지 조율 중이다.
세법 개정 때마다 주요 키워드로 주목받았던 부동산 세제 개편은 이번에는 속도 조절에 무게가 실린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확대'의 세부 수치는 막판까지 고심할 분위기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되는 세법개정안에는 경제활력을 높이는 세제 지원안들이 다수 담길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세제개편안'과 달리 타이틀 자체가 '세법개정안' 이다. 새로운 윤곽을 제시하기보다 기존의 윤곽에서 수정·보완을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파괴력 있는 '깜짝 카드'보다 이달 초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연장선상에서 세법 개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력 차원에서 ▲ 가업승계 공제 확대(연부연납기간 연장·저율과세한도 확대·업종변경제한 완화) ▲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리쇼어링 지원 ▲ K-콘텐츠 세제지원 강화 등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의 세액공제율(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을 가이드라인으로,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제지원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등이다.
세입자 보호를 위한 역전세 대출규제 완화를 비롯해 민생경제 안정 대책도 준비 중이다.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소상공인 임차료를 인하한 '착한 임대인' 세제지원 연장 등의 '틈새 대책'들도 그 일환이다.
출산·결혼 지원책도 이번 세법개정안의 주요 관전 요소다. 앞서 정부는 결혼자금에만 증여세 공제한도를 확대한다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10년간 5천만원인 증여세 기본공제 한도를, 결혼이라는 일회성 이벤트에 한해 1억5천만원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예상보다는 여론이 우호적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지만 '부의 대물림' 또는 상대적 박탈감을 거론하는 비판 여론도 신중하게 고려하는 분위기다.
근본적으로는 향후 상속·증여세제 개편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는 보폭을 조정하려는 기류도 읽힌다. 바꿔 말하면, 상속·증여세제 개편의 예고편 측면도 일부 깔렸다는 뜻이다.
'부동산 양도세 중과' 개편과 관련해선 다소간 수위 조절하는데 방점이 찍힌다.
현행 소득세법은 2년 이내 단기 보유하거나 다주택자가 보유한 부동산을 양도할 때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자체를 폐지하고 단기거래 중과세율의 적용 기준시점을 2년에서 1년으로 압축하는 세제개편의 필요성은 있지만, 정치적으로 휘발성 있는 소재라는 현실을 두루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내년 5월까지 한시 유예된 만큼 내년도에 법 개정에 나서도 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3개 종류(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로 나뉜 부동산 규제지역을 통합·단순화하는 범부처 작업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시간을 두고 논의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양도세 완화책이 담기지 않은 데에도 이런 고민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양도세 개편을 전면에 내세울 시장 분위기는 아니지 않나"라며 "부동산 세제는 역전세, 전세사기 등 현안에 대응하는데 방점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