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버킹엄궁 인근서 정전 70주년 행사…글로스터 공작 등 1천명 참석
"한국전 '잊혀진 전쟁' 돼선 안 돼"…한국 소개 전시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한국이 지난 70년간 겪어온 엄청난 변화와 현재의 번영을 보며 위안을 얻는다"
영국 재향군인회(Royal British Legion) 필리파 로리슨 국장은 17일 한국전 정전 70주년과 관련해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로리슨 국장은 "영국의 많은 참전용사는 한국전이 2차 세계대전과 이후 냉전에 가려진 '잊혀진 전쟁'이라고 느낀다"며 "그러나 우리는 전쟁에서 싸우고 아직도 그 유산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한국전이 절대로 잊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립 포병대 소속 윌리엄 스와브릭은 재향군인회 웹사이트 소개된 증언에서 "한국전에 12개월 갔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환영 파티가 없었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에게 한국에 다녀왔다고 하면 다들 어디 있는 나라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로리슨 국장은 "많은 사람이 기술적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전쟁에 참가한 이들의 봉사와 희생을 기억하는 데 함께 하기를 바라며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재향군인회는 27일 한국전 정전 70주년에 맞춰 런던 버킹엄궁 인근 호스 가즈 퍼레이드에서 기념식과 한국전 및 한국 관련 전시회 등 행사를 한다.
이날 행사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촌인 글로스터 공작과 영국과 영연방의 한국전 참전 용사, 유족, 후손을 포함해 약 1천명이 초대된다.
호스 가즈 퍼레이드는 버킹엄궁과 정부 청사 인근의 큰 공터로, 국왕 생일이나 국빈 방문 때 군기 분열식을 하는 장소다.
로리슨 국장은 "한국전에 참전한 11만명 이상의 영연방 장병들과 목숨을 잃은 영국군 1천100명을 기리고 추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는 한국전에 참전한 이들의 직접 증언을 통해 전쟁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이 참전용사 당사자와 가족 및 후손,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기획 의도로 알려졌다.
행사장 옆 전시장에는 한국전 당시와 지금의 무기 체계를 보여주는 부스가 설치된다. 한국 대사관에서는 한국을 소개하는 부스를 맡아서 운영한다.
영국에선 최근 10년마다 한국전 기념행사가 개최됐으며, 참전용사들이 직접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거의 마지막일 것으로 보인다.
60주년인 2013년에는 참전용사 300여명이 호스 가즈 퍼레이드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약 1㎞ 구간을 행진하고 예식을 했는데 이제는 행진은 어려워졌다.
영국과 영연방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인원을 한국전에 파병했다.
영국 재향군인회는 웹사이트에서 1950년 8월 첫 영국 지상군이 한국에 도착했고 이어 해군 함정들이 인천상륙작전으로 시작된 반격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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