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무역 결제를 자국 통화로 하는 내용의 조약을 체결했다고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이 탈(脫)달러화 조류에 합류하는 모양새다.
보도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전날 UAE 수도 아부다비를 방문, 이 같은 내용의 조약에 서명했다.
조약은 모디 총리와 셰이크 칼레드 빈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왕세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인도 중앙은행(RBI)과 UAE 중앙은행(CBUAE) 간에 체결됐다.
조약 체결 직후 첫 거래도 이뤄졌다. UAE 측에서 인도 뭄바이 소재 예스은행에 수출한 25㎏의 금 대금으로 1억2천840만 루피(약 20억원)가 결제됐다.
이 조약에 따라 양국 간 투자와 송금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RBI 측은 밝혔다. 자국 통화 사용으로 거래 비용과 결제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는 조약 체결식 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양국 중앙은행이 맺은 조약은 양국 협력의 매우 중요한 국면이라면서 이로써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금융거래를 더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UAE가 인도에 네 번째로 큰 원유공급국이자 두 번째로 큰 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 공급국이어서 이번 조약이 한층 더 큰 중요성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인도공과대학(IIT) 캠퍼스를 아부다비에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함께 체결됐다.
1950년 설립된 IIT는 현재 인도 교육부 산하로 뉴델리 등 인도 내 23개 도시에 캠퍼스를 둔 명문 공과대학이다.
인도와 UAE는 최근 들어 무역에서부터 안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해왔다. 특히 양국 간 무역은 지난해 2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맺은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UAE에는 인도 국외 거주자 350만명이 거주하는데 이는 UAE 인구의 약 30%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달러 부족을 겪는 방글라데시가 인접국 인도와의 무역 결제를 인도 루피화로 하기 시작했다고 인도 매체와 외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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