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서비스"…정부규제 강화 필요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특정인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프로필 사진을 몇 번 봤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꾀는 등 사기 광고들이 발견돼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경찰서는 지난 5월께부터 AI 기술을 통해 상대방이 내 카카오톡(카톡) 프로필을 몇 번 봤는지, 누가 내 카톡 프로필을 가장 많이 보는지, 인스타그램 DM(직접 메시지)으로 상대방이 자주 대화하는 인물은 누구인지, 누가 내 인스타그램을 봤는지 등을 알 수 있다고 광고하는 업체들에 대해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업체는 마인드맵, 다니엘뷰티랩, 페이스랩이라는 업체명으로 각각 운영되고 있으나 대표자는 모두 임모 씨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확인됐다.
마인드맵은 홈페이지에 "모두가 그렇듯 사람 관계가 가장 어렵습니다. 쉽고 빠르게 여러분의 사람을 찾아보세요"라고 소개했다.
또 지난 15일 기준 일일 방문자 수가 3만260명, 분석 접수 건수가 6천731건이라고 게시했다.
페이스랩은 "정말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직감을 믿지 마세요. 이제 데이터를 믿으세요."라고 홍보했다.
접수하기 탭 버튼 밑에는 현재까지 누적 18만7천여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옵션에 따라 작게는 9천원에서 많게는 29만8천원의 비용을 이들 업체에 지불하며 서비스를 의뢰했다.
그러나 분석 결과 보고서가 아예 오지 않거나 "(분석 대상자가) 지난 24시간 동안 의뢰인의 프로필을 X번 조회하신 것으로 확인됩니다"라는 한 줄 통보가 전부였다.
이들 업체는 홈페이지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AI를 이용하고, 실효성이 검증된 빅데이터로 소셜미디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카카오[035720]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서비스"라면서 "이용자의 활동 정보를 외부로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카톡 프로필만으로 다른 이용자의 정보 분석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암호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보 유출·훼손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외부로부터 접근이 통제된 구역에 시스템을 설치·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해당 업체에 내용 증명과 경고장 등을 발송했으나 답변받지 못했다"며 "경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간의 심리를 교묘히 악용한 이런 수법의 사기가 MAU(월간 실사용자 수) 4천만명을 넘는 유튜브 등을 통해 지금 이 시각에도 버젓이 광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유튜브에서는 '구글 애드'를 통해 누구나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하지만 지침 위반 소지가 있는 광고에 대해 URL(인터넷 주소) 삭제·차단 요청 신고가 접수되면 삭제하는 소극적 조처에 그치고 있다.
이에 구글의 광고 심사 지침이나 정부의 행정 고시를 손질해 소비자들의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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