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기후변화 협력에 대해 중국 당국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양국이 협력하려면 중국 친환경 산업 등에 대한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7일 '케리 방문, 솔직한 대화로 이어지겠지만 구체적 진전은 없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가 전날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촉구했다.
국가별 탄소 배출량을 집계하는 '글로벌 카본 애틀러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탄소 배출량 1위 국가는 1만1천472Mt(메가톤)을 배출한 중국이고, 2위는 배출량 5천7Mt인 미국이다.
지구 온난화로 세계 각국이 기록적인 폭염, 홍수 등으로 신음하고 있어 세계 각국은 양국의 기후변화 협력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이징 공공환경연구센터 마쥔 주임은 글로벌타임스에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자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의 회담이 기후 재앙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이날 오전 중국 측 대화 상대인 셰전화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만났으며,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석탄 사용 제한·삼림 벌채 억제·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양국의 기후변화 회담이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린보창 샤먼대 중국 에너지경제연구센터 주임은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의 상황을 무시한 채 탄소 배출량 감축을 요구하고, 세계적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자금 조달을 늘리라고 요구한다는 게 린 주임의 입장이다.
신문은 "미국이 중국에 성의를 보이려면 중국 친환경 산업에 대한 징벌적 조치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부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문제를 해결하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미국이 양국 관계 개선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을 요청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사회과학원 뤼샹 연구원도 "기후 문제는 양국 관계와 분리된 '낭만적인 외딴섬'이 아니기 때문에 기후 문제가 지정학적 문제를 흔드는 꼬리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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