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면역 체계를 통해 암을 물리치는 면역항암제 개발에 정부와 학계, 업계가 힘을 모으고 있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승인된 항암제 임상시험 259건 중 면역항암제 임상은 약 24%인 62건이었다. 이는 전년에 승인된 항암제 임상 중 면역항암제의 비중이 약 20%였던 것보다 늘어난 수치다.
항암제는 흔히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 3세대 면역항암제로 구분된다. 세대 구분이 꼭 항암제의 효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고 개발된 시기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도 같이 손상할 수 있다는 단점이, 표적항암제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에만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암 치료가 어렵고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면역관문억제제, 면역세포치료제, 항암 백신, 항체-약물접합체 등으로 분류되는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인체 면역 체계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약물로, 특정 표적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고 면역 체계를 통해 작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면역항암제 개발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진제약[005500]은 인공지능 신약 개발 기업 인세리브로와 공동 개발 중인 '혁신 면역항암제' 과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인공지능 활용 혁신 신약 발굴사업'에 선정됐다.
지놈앤컴퍼니[314130]의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 'GENA-119'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신약 기반 확충 연구사업' 중 선도 물질 단계 과제로 선정됐다.
최정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항암 백신과 세포 치료 등 차세대 면역 항암 치료 타깃을 발굴하고 실용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최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면역 세포 치료제의 고형암 타깃을 발굴하는 작업에 AI를 활용했다"며 "스마트 면역 세포가 암세포만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할 때 AI를 접목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면역항암제의 단점으로 모든 환자에게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낮은 반응률이 꼽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치료제와 병용하는 방식의 파이프라인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는 최근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이 진행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화학 요법 치료제인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을 병용한 집단의 질병 진행 위험도가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만 사용한 집단보다 63% 낮아졌다고 밝혔다.
제넥신[095700]은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3에서 자궁경부암 치료용 DNA 백신 'GX-188E', 림프구감소증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 'GX-I7',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삼중 병용 요법에 대한 두경부암 대상 연구자 주도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하며 '병리학적 반응률'에서 완전 관해가 36%에 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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