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녹차에 들어있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갈산염-3-에피갈로카테킨(EGCG)이 자궁근종 치료와 예방에 모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궁근종은 자궁벽의 근육층인 평활근에서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25∼45세 여성에게서 빈발하며 외과적 제거가 치료법이지만 심하면 자궁 전체를 적출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행되면 자궁 출혈, 빈뇨, 통증이 나타나며 불임, 유산을 부를 수도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의대 산부인과 전문의 제임스 세가스 교수 연구팀이 시험관에서 자궁근종 세포를 배양해 EGCG에 노출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가 17일 보도했다.
현재는 자궁근종의 관리 또는 예방을 위한 표준 지침이 없으며 자궁근종의 증식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연구팀은 자궁근종 환자에게서 채취한 자궁근종 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해 EGCG에 노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자궁근종 세포는 커다란 세포외 기질을 지니고 있다. 이는 거대분자와 미네랄로 이루어진 지지조직이다.
연구팀은 EGCG가 세포외 기질과 연관 있는 단백질들의 발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특히 세포외 기질을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인 피브로넥틴, 세포분열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사이클린D1, 결합조직 성장인자 단백질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연구팀은 자궁근종 세포 배양 배지에 24시간 동안 EGCG 100μmol(리터 당 마이크로몰)을 투여하고 웨스턴 블롯(Western blot) 기술을 이용해 이 단백질들의 수치를 측정했다.
이어 이 단백질들의 수치가 EGCG에 노출된 자궁근종 세포와 노출되지 않은 세포 사이에 차이가 나는지를 비교했다.
그 결과 EGCG에 노출된 자궁근종 세포는 피브로넥틴이 46~5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GCG에 노출된 자궁근종 세포들은 또 결합조직 성장인자 단백질이 EGCG에 노출되지 않은 세포들보다 86%나 감소했다.
이 밖에도 EGCG에 노출된 세포들은 자궁근종 증식에 관여하는 경로가 무너졌다.
이는 EGCG가 자궁근종 세포와 특히 세포외 기질에서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신호 전달 경로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체적인 결과는 EGCG가 자궁근종 세포에서 작용할 수 있는 생화학적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것으로 EGCG가 자궁근종 세포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자궁근종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자궁근종 치료에 필요한 EGCG의 적정 투여량을 결정하고 혹시 부작용이 있는지도 관찰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여성의 77%가 대부분 50세 이전에 자궁근종이 발생한다. 흑인과 히스패닉계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유병률이 1.5~2배 높다. 대부분 증세가 없지만 약 25%는 심한 자궁 출혈, 골반 통증, 불임을 겪는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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