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장비업체들, 美규제에 반사이익…"상반기 실적 호조"

입력 2023-07-18 10:46  

中 반도체 장비업체들, 美규제에 반사이익…"상반기 실적 호조"
베이팡화창·AMEC, 시장점유율 증가에 매출·이익 급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이 대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의 수출을 통제하면서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로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자국산 장비를 찾은 덕에 상반기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매출과 이익이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식각(에칭) 장비를 만드는 베이팡화창(나우라 테크놀로지)은 지난 15일 공시에서 상반기 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21.3%에서 155.8% 증가한 16억7천만위안(약 1천300억원)에서 19억3천만위안(약 3천4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4.4% 뛰어오른 89억5천만위안(약 1조6천억원)으로 전망했다.
같은 날 또 다른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AMEC도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9.5%에서 120.2% 급증한 9억8천만위안(약 1천700억원)에서 10억3천만위안(약 1천800억원) 사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한 25억3천만위안(약 4천5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 회사 모두 호실적에 대해 시장 점유율 증가 덕분이라고 밝혔다.
AMEC는 자사 식각 장비가 더 많은 국내외 고객으로부터 계속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 14nm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등 중국 기업 36개를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다.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 직후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KLM과 램 리서치 등은 YMTC에 파견한 직원들을 철수하고 새 장비 설치와 이미 설치한 장비 관리 등 지원을 중단했다.
이들 업체의 장비를 더 이상 구할 수 없게 된 중국 반도체 회사들은 자국산 대체재 물색에 나섰다.
앞서 SCMP는 지난 4월 YMTC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중국산 장비로 첨단 3D 낸드 플래시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YMTC가 베이팡화창 등에 대규모 발주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1분기 중국에 수출된 반도체 장비는 전년 동기보다 23% 줄어든 58억6천만 달러(약 7조6천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중국에 판매된 반도체 장비가 전년 동기보다 27% 급증한 76억 달러(약 9조9천억원)에 달했던 것과 대조된다. 당시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시장이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수입 규모가 줄어들면서 중국은 반도체 장비 판매시장 1위 자리를 대만에 내줬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1∼4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반도체 장비와 다른 기계는 전년 동기보다 약 50% 급감한 10억5천만 달러(약 1조4천억원)어치에 그쳤다. 웨이퍼·집적회로(IC)·평판 디스플레이 생산 등에 사용되는 장비들이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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