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표 크게 늘지 않으면 물러나겠다…프아타이당에 기회"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5월 태국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MFP)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19일 의회 총리 선출 투표에 다시 야권 후보로 나선다.
18일 방콕포스트와 외신에 따르면 전진당을 비롯한 야권 8개 정당 연합은 피타 대표를 2차 투표에 단독 후보로 지명하기로 전날 밤 합의했다.
피타 대표는 회의 후 "2차 투표에서 찬성표가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으면 우리는 물러나고 프아타이당에 차기 정부를 이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에 '의미 있는 증가'의 기준으로 10%를 제시했다. 만약 2차 투표에서 과반에는 못 미쳐도 340∼350표 정도를 얻는다면 더 도전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피타 대표는 지난 13일 의회 총리 선출 1차 투표에서 상원 13명, 하원 311명 등 324명의 찬성표를 얻었다. 총리로 선출되려면 375표가 필요하다.
1차 투표 이후 그는 2차 투표에서도 총리가 되지 못하면 제2당인 프아타이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진당은 2014년 쿠데타 이후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이 총리 선출 투표에 참여하도록 한 헌법 272조 개정에도 나섰다. 이와 함께 2차 투표를 앞두고 지지를 요청하기 위해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다.
그러나 전진당이 공약으로 내건 왕실모독죄(형법 112조) 개정을 철회하지 않는 한 2차 투표 결과가 1차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상원 의원들은 의회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피타 대표가 다시 후보로 지명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완 노르 마타 하원의장은 이날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전체 회의에서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19일에는 헌법재판소도 회의를 열어 피타 대표 관련 사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피타 대표로서는 여러 난관에 봉착해 있는 셈이다.
의회는 19일에 이어 20일에도 회의 일정이 잡혀 있지만, 프아타이당은 19일 피타 대표가 낙마하면 투표일을 다음 주로 연기하자고 제안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프아타이당이 전진당과의 연대를 유지할지, 다른 세력과 손을 잡을지는 불확실하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인 프아타이당은 지난 총선에서 전진당에 10석 모자란 의석으로 제2당이 됐다.
프아타이당의 총리 후보로는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과 부동산 재벌 산시리의 스레타 타위신 전 회장 등이 있다.
패통탄 친나왓은 이날 "만약 피타 대표가 내일 의회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면 스레타 타위신이 프아타이당의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회의에서 최종 결정되겠지만 스레타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경제난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레타 전 회장은 "총리가 될 준비는 돼 있다"며 "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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