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유니세프 분석…"34개국은 접종률 여전히 정체·하락"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크게 줄었던 어린이 필수 예방 접종률이 지난해 다소 반등했으나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가 18일(현지시간)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 접종 완료율은 84%로 전년의 81%보다 다소 높아졌다.
작년 DTP 백신 중 한 가지 이상을 접종받지 못한 어린이는 2천50만명으로 전년의 2천440만명보다 줄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 조치 등으로 예방 접종률이 급감했던 팬데믹 때보다 DTP 백신 접종률이 상승했으나 여전히 2019년의 접종률(86%)보다는 낮았다.
DTP 백신 중 한 가지라도 접종하지 못한 어린이 역시 2019년의 1천840만명보다 많았다.
DTP 백신은 전 세계 예방 접종률의 지표로 사용된다.
지난해 DTP 백신을 한 가지 이상 접종하지 못한 어린이 2천50만명 중 1천430만 명은 단 한 가지도 맞지 못했는데, 이 수치 역시 전년도의 1천810만명보다는 줄었으나 팬데믹 전인 2019년의 1천290만명보다는 많았다.
어린이 예방 접종률의 회복 정도도 국가별로 차이를 보였다.
팬데믹 기간 백신 접종률이 크게 감소한 73개국 중 15개국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고 24개국은 현재 회복 중이었지만 나머지 34개국은 접종률이 정체되거나 또는 계속 하락하고 있었다.
팬데믹 이전부터 안정적인 예방 접종 체계를 운용해온 국가들의 회복률이 더 높았다고 WHO는 전했다.
예를 들어, 팬데믹 이전 10년간 예방 접종률이 점진적으로 증가해온 남아시아의 경우 장기간 감소를 겪어온 라틴 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들보다 팬데믹 이후에 더 빠르고 탄탄한 회복세를 보였다.
DTP 백신 중에서도 병원체의 전염성이 가장 강한 홍역은 백신 접종률이 다른 백신만큼 회복되지 않아 3천520만명의 어린이가 홍역 감염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홍역 백신의 생후 첫 접종률은 83%로 전년의 81%보다 높아졌으나 2019년의 86%보다는 낮았다.
한편, 지난해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률은 상승해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2019년 HPV 백신 접종률은 목표치인 90%에 훨씬 미치지 못해 고소득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67%, 중간·저소득 국가에서는 55%에 불과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자료는 2년간의 백신 접종률 하락 이후 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라면서도 "평균 수치는 전체 모습을 설명하지 않고 지속적인 불평등을 숨긴다. 백신 접종률이 뒤처지는 곳은 결국 어린이들이 그 대가를 치른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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