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살인적 무더위가 지구촌을 덮친 가운데, 중동 국가 이라크가 냉방을 위한 전력을 이란에서 계속 공급받을 수 있도록 미국이 관련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한 미국 관리에 따르면 최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 정부의 요청에 따라 향후 120일간 이라크가 이란에 지불할 전기요금을 제3국 은행 계좌에 이체할 수 있도록 대이란 제재를 유예하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했다.
다만 제3국에 있는 이란 계좌라도 송금되는 자금 규모 등에 대한 제한은 유지되며, 인도주의적 목적의 지출을 위해서라는 조건 하에 미국의 허가가 있어야만 이란이 이 돈을 인출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그간 자국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이라크에 대해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하고, 이란의 전력 생산 능력을 제한하고, 전력 공급을 줄이는 등 조치를 통해 미국의 제재 완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이라크를 압박해왔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앞서 이라크는 지난달 자국에 동결된 이란 가스·전기 판매대금 27억6천만 달러(약 3조5천억원)를 미국 허가를 받아 동결 해제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란은 이라크에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자금 동결 해제 조치가 다른 나라로 확산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타결된 후 이란이 농축 우라늄 농도를 3.67%로 제한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재가 해제됐으나, 미국이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면서 제재가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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