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부 장관, 이민청 관리에 영향력 행사 의혹…검찰, 예비수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콜롬비아 정부 각료가 아들을 편법으로 출국할 수 있게 압력을 행사한 의혹에 휩싸였다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레네 벨레스(40) 콜롬비아 광물에너지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저와 관련한 조사로 정부 정책 수행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저는 장관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는 글을 올렸다.
벨레스는 "전통적으로 수직적 구조였던 이 부처를 이끌 수 있도록 믿어준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며 "제 임무를 왼수했다고 생각진 않지만, 민주주의에 기반한 제도적 틀을 깊이 존중하며 자리를 떠난다"고 덧붙였다.
페트로 대통령은 트위터에 "(벨레스 장관은) 에너지 전환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며 사의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간 콜롬비아 핵심 부처인 광물에너지부 수장이었던 벨레스는 지난해 8월 출범한 콜롬비아 첫 좌파 정권인 페트로 정부 원년 멤버다.
1년 새 단행된 몇 차례 개각에도 살아남았던 그가 결국 낙마하게 된 결정적 장면은 출입국 업무를 맡은 부서에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과 관련이 있다.
최근 콜롬비아 유력 일간지 엘티엠포는 미성년자인 벨레스 장관 아들이 출국에 필요한 일부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외국행 비행기를 탄 적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벨레스 장관이 이민청 관리에게 전화를 걸어 출국 수속을 진행하도록 청탁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예비조사 착수 사실을 발표하자, 벨레스는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엘티엠포는 전했다.
벨레스는 콜롬비아의 석유·석탄 위주 에너지 정책을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경제부 등 유관 기관이나 광산·정유업계 등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너무 급하게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장관 임명 전 콜롬비아에서 환경 운동가로 일하며 불법 광물 채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조사를 이끈 바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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