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인공지능(AI) 호재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로부터 받은 총보수가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를 넘어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총보수 규모는 MS가 감독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분석해 그가 회사로부터 받은 주식과 급여, 보너스, 배당금 등을 모두 합산한 것이다.
보수 대부분은 CEO직에 재임하면서 근속과 성과 목표 등에 따라 받은 주식이며, 그는 주기적으로 이들의 일부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가 CEO 자리에 오른 이후 최근까지 MS 주가가 1천% 이상 상승하면서 그의 자산도 덩달아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나델라 CEO가 이 같은 천문학적인 보수로 무엇을 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다만 지난 몇 년간 2천만 달러(약 254억 원)상당의 주식을 증여했으나 수증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MS 대변인은 "나델라가 10억 달러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더 이상의 언급을 거부했다.
나델라는 IT(정보통신)기업의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던 2014년, 46세 나이에 MS CEO 자리에 올랐다. 이후 MS를 오늘날 AI 선도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회사로 성장시켰다.
특히 나델라가 최고경영자가 됐을 당시에는 MS가 휴대용 디바이스 시대에서 제대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시기였다.
나델라의 가장 혁신적인 결정은 오픈AI와 챗GPT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한 것이 꼽힌다.
이에 대해 한 고위 임원은 MS가 30년 전 소프트웨어 출시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던 '윈도95의 순간'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으로 MS는 구글의 알파벳 등 경쟁사보다 AI 역량에서 앞서게 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50%나 급등했다.
나델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MS보다 기업가치가 높은 애플의 CEO 팀 쿡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둘 다 성공한 기업의 전환기에 CEO 자리에 올랐으며, 세간의 존경과 찬사를 한 몸에 받아온 창업자들의 거대한 그림자와 싸워야 했다.
인도 하이데라바드 출신인 나델라는 전기공학과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하고 1992년 MS에 입사해 경력 대부분을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서 근무했다.
그는 당시 시애틀 본사에 출퇴근하면서 주말에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해 MBA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후 다양한 직책을 거쳐 서버 사업부 사장을 역임한 뒤 CEO에 발탁됐다.
프랑스 에섹경영대학원 싱가포르 캠퍼스의 샘 가그 부교수는 "그는 호감이 가는 사람으로, 주변에 놀라운 팀을 구축했다"면서 "정치인과 규제당국으로부터 욕을 먹지 않는 몇 안 되는 기술기업 CEO"라고 평가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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