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3·4번 원자로 지붕에 대한 접근이 여전히 막혀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가 IAEA 전문가들의 원자로 지붕에 대한 접근을 여전히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2월 개전 직후 러시아의 손에 넘어가 현재 러시아군이 통제 중이다. 원전 주변에서 전투가 끊이지 않은 탓에 방사능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4일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지붕에 '폭발물과 유사한 물체'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며 국제 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그로부터 하루 뒤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원전을 겨냥한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계획하고 있다며 맞섰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상대가 자포리자 원전을 폭파하거나 공격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비방을 이어가자 IAEA는 지난 6일 원전에 정말로 폭발물이 설치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현장 접근 확대를 요청했다.
그로부터 2주가 흘렀지만 IAEA는 자포리자 원전 3·4번 원자로 지붕에 실제로 폭발물이 설치됐는지 여부를 여전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 전문가들이 지난 한 주 동안 자포리자 원전에서 추가 시찰과 점검을 실시했지만, 지금까지 중장비, 폭발물, 지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특히 관심이 있는 3·4번 원자로를 포함한 원자로 지붕과 터빈홀에 대한 접근 요청을 아직 승인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접근 승인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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