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 북미항공방위사령부, 20대 때 모토로라·노키아 등 해킹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해커로 알려진 케빈 미트닉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59세.
미트닉이 근무했던 보안 업체 노비포(KnowBe4)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해커"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췌장암으로 숨졌다고 20일 전했다.
196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미트닉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세상에 널리 보급되기 전인 10대 때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컴퓨터를 해킹했다.
20대 때에는 모토로라와 노키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의 기업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입히며 명성을 떨쳤다.
이에 연방 수사당국의 레이더망에 올라 2년여간 도망을 다니다 1995년 자기 집 밖에서 24시간 잠복근무 중이던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미트닉은 2000년 석방과 함께 약 3년간 정부의 허가 없이 인터넷·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됐다.
스스로를 오해받는 "천재"이자 개척자로 묘사한 그는 석방 후 미 상원에 출석해 해킹 동기에 대해 "지식과 지적 도전, 스릴, 현실로부터의 탈출에 대한 탐구였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그를 "컴퓨터 테러리스트"라고 불렀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지나친 기소와 언론 보도의 희생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그가 법원에서 선고받을 때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2003년 자신의 이름을 건 미트닉 시큐리티 컨설팅 회사를 세우는 등 보안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미트닉은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해 직접적으로 공격한 것이 아니라 개인·심리 상태 등을 이용해 정보를 빼내는 이른바 사회공학적 기법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실제 그의 해킹 기술에 비해 명성이 부풀려졌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의 인생을 바탕으로 한 영화 '트랙 타운'이 2000년 개봉하기도 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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