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의 여파 등으로 대만의 수출 주문이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으로 감소하면서 대만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대만 경제부는 6월 수출 주문이 441억8천만 달러(약 56조6천억원)로 전월 대비 3.3%, 작년 동월 대비 24.9% 줄었다고 밝혔다.
수출 주문은 지난해 9월(-3.1%) 이후 올해 6월까지 10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1월(-23.4%)과 12월(-23.2%), 올해 3월(-25.7%)에 이어 지난달(-24.9%)에도 20% 이상 줄어들었다.
소비자용 전자제품의 수요 부진과 일부 품목 공급망의 지속적인 재고 조정으로 정보통신제품, 전자제품, 광학장비가 1년 전보다 각각 27.4%, 22.0%, 13.7% 감소했다.
이에 대해 경제부 통계처는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영향, 최종 소비자 수요 부진,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이어 하락 폭이 전월(-17.6%)보다 8%포인트 커진 이유에 대해 (산업계의) 재고 조절이 예상보다 느린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7월의 수출 주문도 최대 20% 줄어 수출 실적은 11개월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언론은 수출 주문이 2015년 4월 이후 16개월 연속 역성장한 것이 역대 최장 감소 기록이라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황위링 통계처장은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 존재하고, 공급망 재고 조절 속도가 다르므로 대만의 수출 주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공지능(AI), 차량용 반도체 등이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하반기에는 소비자용 전자기기 신제품을 준비하는 성수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임에 따라 수출 수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전날 국책연구기관인 중화경제연구원(CIER)은 올해 3분기 경제예측에서 올해 대만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지난 4월(2.01%)보다 하향 조정했다.
이들은 세계 경제의 침체와 지정학적 교착 상태, 국제 교역의 침체 등으로 인해 대외 무역 중심의 대만 경제가 도전에 부딪혔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대만의 수출 실적이 예상보다 안 좋고 이 같은 추세가 쉽게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 1분기 정도 되어야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해 대만 경제성장률의 1%대 유지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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