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行 선박 위협한 러, 흑해서 해군 실사격 훈련

입력 2023-07-21 15:33   수정 2023-07-21 15:37

우크라行 선박 위협한 러, 흑해서 해군 실사격 훈련
곡물협정 종료 선언 뒤 연이은 군사 위협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 해군이 흑해 북서쪽에서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17일 흑해를 통한 양국의 곡물 수출을 가능케 한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선언하고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운항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한 후 이루어진 훈련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 해군 소속) 흑해함대가 흑해 북서부 훈련장의 표적함을 향해 대함 순항미사일을 실사격했다"면서 "미사일 공격으로 표적함은 파괴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합동 훈련 동안 군함과 함재기들이 항행이 일시적으로 통제된 해역을 고립시키는 조처를 했고, 위반 선박을 억류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훈련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종료 선언을 둘러싸고 흑해 해역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된 가운데 실시됐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흑해곡물협정의 종료를 발표한 뒤 흑해 해역의 안전 보장을 철회하고 흑해 북서쪽 해역을 임시 위험 지역으로 재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날엔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가는 모든 선박은 잠재적으로 군사 화물을 실은 적대적 위협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선박의 기국(선박이 등록된 나라)은 우크라이나 정권 편에서 우크라이나 분쟁에 연루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흑해 북서쪽 해역에 면한 우크라이나 남부 주요 수출항인 오데사에는 며칠째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결정과 무관하게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두렵지 않다. 러시아의 참여 없이도 흑해 회랑을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날 한 발 더 나가 "오늘 자정부터 러시아가 통제 중인 항구로 가는 모든 선박은 관련된 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라면서 "러시아 항구로 가는 선박은 조심하라"고 맞불 경고를 내놨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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