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 협상차 부산 찾은 13개국 600여명 대표단 '엄지척'
다양한 호텔 인프라 장점 부각…한국식 치킨 등 K-푸드도 인기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협상 전후로 본 해운대 해변은 보너스 같은 즐거움이었습니다. 이 정도의 국제 행사 운영 능력이라면 (2030년) 엑스포는 더 훌륭하게 개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협력프레임워크(IPEF) 4차 협상에 참여한 한 외국 정부 관계자는 행사를 주최한 우리 정부 관계자에게 이렇게 첫 부산 방문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지난 9∼15일 부산에서 비공개로 열린 IPEF 4차 협상에 참여한 13개국 600여명의 외국 정부 대표단 사이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나선 부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22일 연합뉴스에 "(IPEF를 주도하는) 미국 대표단 측은 철저한 준비와 매끄러운 현장 지원 덕분에 이견을 해소하고 진전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우리 측에 감사 뜻을 전해왔다"고 전했다.
역대 IPEF 협상 중 최대 규모로 열린 부산 협상에 참여한 국가들은 선택 폭이 넓은 현지 호텔 인프라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를 주관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고급 6성급 호텔부터 하루 숙박비가 10만원대 초중반인 3∼4성급 호텔까지 여러 호텔을 지정해 각국 대표단의 선호와 예산 범위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안내했다.
싱가포르 등 앞선 협상이 열린 도시들의 경우 대표단 이용 숙소 숙박비가 수십만원대부터 시작했던 것과 비교해 부산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 특히 일부 개도국 대표단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K-푸드'에 대한 외국 대표단 관계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고 한다.
협상 기간 벡스코에서 매일 점심 운영된 400석 규모의 대형 뷔페식당에서는 불고기, 닭강정, 김치전 같은 전형적 한국식 메뉴가 가장 먼저 동이 났다.
야간 협상이 진행된 분과 회의에는 간편한 저녁 식사로 한국식 양념통닭이 제공돼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약식 '치킨 파티'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외국 대표단의 참가 계기에 한국의 청정에너지 산업을 알리는 '깨알 홍보'도 진행됐다.
정부는 협상장 주변에 우리 기업의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터빈 등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전시장을 마련해 운영했다.
IPEF 회원국들이 대규모 공동 프로젝트 진행을 포함해 참가국 간 청정에너지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 중인 만큼 앞으로 들어설 '큰 장'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 측 수석대표로 부산 협상 준비 업무를 맡았던 노건기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한국에게 역할을 맡기면 실패가 없다는 이미지를 다른 나라들에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지난 5월 미국 디트로이트 장관회의에서 공급망 분야 첫 타결이 이뤄지고 나서 열린 부산 협상에서 참여국들은 남은 3개 주제인 무역, 청정경제, 공정경제 분야 주요 의제를 놓고 의견을 나눠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국들은 연내 전체 의제 타결을 목표로 한다.
IPEF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주도로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뉴질랜드, 피지 등 1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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