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 조명 "신체조건 안 좋지만 그래서 더 노력하게 돼"
"2.5㎏로 태어난 조산아…허약한 몸 싫어 10대에 역기 들기 시작"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지구에서 가장 나이 많은 보디빌더' 기록을 가진 90세 미국인 남성 짐 애링턴이 여전히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링턴은 지난 19일 기네스 세계기록(GWR)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자신의 만족스럽지 못한 신체조건을 극복하려 지금도 체육관을 찾아 몸을 '조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그는 최근 아흔살이 됐지만 여전히 "매주 3차례씩 체육관을 찾고, 한 번에 두 시간씩 운동하며 불태운다"며 노익장의 비결을 밝혔다.
그가 다니는 체육관 트레이너의 말은 약간 다르다. "짐은 거의 매일 오는 것 같아요."
식이조절도 엄격히 한다. 예전에는 단백질 섭취를 위해 쇠고기와 우유를 많이 먹었는데 나이 들면서 염증이 자주 생기자 식단을 완전히 바꿔 지금은 버섯과 올리브오일로 조리한 채소를 주로 먹는다.
애링턴은 바꾼 식단에 몸이 적응하면서 훈련을 계속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2015년 83세의 '젊은 나이'에 세계 최고령 보디빌더로 기네스 세계기록을 보유하게 된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유명 남성지 '맨즈 헬스'에 실린 누드 사진에서는 수십년간 단련해온 몸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에는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국제보디빌딩연맹(IFBB) 프로 리그 경기에 참여해 70세 이상 남성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80세 이상 부문에선 참가자가 애링턴이 유일해 자동으로 우승자가 됐다.
아흔의 나이에 손자뻘 되는 젊은이들을 가뿐히 능가하는 수준의 체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신체 조건을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애링턴은 어린 시절 '미스터 아메리카'가 되고 싶었지만 신체 조건과 재능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환상적인 체격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뭔가 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들보다 오래 운동하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보디빌딩을 시작한 것도 허약한 체질이 동기가 됐다.
예정일보다 6주나 일찍 몸무게 2.5㎏로 태어난 그는 아기 때부터 몸이 약했고 천식을 앓는 등 병치레가 잦았다.
약한 몸에 넌더리가 난 애링턴은 15세이던 1947년부터 보디빌딩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70년 넘게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며 여러 보디빌딩 대회와 쇼에 참가해왔다.
애링턴은 최고령 보디빌더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며 "나는 그걸 매우 즐겼다. 누구나 기네스 기록 보유자가 될 수 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는 소수이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또 자신의 장수 비결은 적응력이라면서 "인생의 어떤 시기에 누군가에게 효과가 있는 것이 (인생의 다른 시기에도) 똑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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