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매체 "친강 실각 가능성 속 후임으로 거론"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한 달 가까이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대신해 최근 보폭을 넓혀가는 마자오쉬 외교부부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21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마 부부장이 전날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5개국) 장관급 화상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오는 8월 22∼24일 열리는 브릭스 정상 회의 준비를 위한 것으로, 각 회원국 외교장관이 참석했으나 중국은 친 부장 대신 마 부부장이 참석했다.
친 부장은 지난 20일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시진핑 국가주석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회동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마 부부장이 왕이 정치국 위원과 함께 배석했다.
중앙통신사는 마 부부장이 이 밖에도 최근 외교부를 대표해 중국을 방문한 주요 외국 인사를 접견했다고 전했다.
친 부장은 이날로 26일째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행방에 대한 의문이 증폭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스리랑카·베트남 외교장관, 러시아 외교차관 연쇄 회담이 그의 마지막 공식 행보였다.
이후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기간 친 부장의 상급자인 왕 위원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왕 위원이 오는 24~25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제13차 브릭스 고위급 안보 회의에 참석한다"며 "회의 전후로 나이지리아, 케냐, 남아공, 튀르키예 등지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혀 친 부장의 부재가 더 길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외교가에서는 친 부장과 관련해 기밀 유출설, 불륜설, 중병설 등 확인되지 않은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 부장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마 부부장이 친 부장의 후임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현재 친 부장의 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럴 경우 마 부부장이 차기 외교부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외교가에서 돈다는 것이다.
다만 중앙통신사는 당장 이와 같은 상황 변화가 나타날 명확한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963년 헤이룽장성 하얼빈 태생인 마 부부장은 유엔 주재 중국대사를 지낸 뒤 2019년 외교부 부부장에 올랐으나 작년 10월 개최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앙위원 진입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친 부장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이례적으로 외교 일상 업무를 총괄하는 정부장(正部長·장관)급으로 승진, 친 부장과 함께 외교부 쌍두마차 체제를 구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는 친 부장이나 왕 위원처럼 거침없는 언사를 쏟아내는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관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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