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가 극단적인 기상 이변으로 신음하고 있다.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되는 남부와 달리 북부에서는 대형 우박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북부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에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까지 우박이 쏟아졌다.
주민들이 찍은 인증사진을 보면 우박은 최대 직경 7∼8㎝로 테니스공보다 크기가 더 컸다.
이로 인해 주차된 차량 수백 대의 유리가 마치 총에 맞은 듯 금이 갔고, 아예 유리가 산산이 조각난 차들도 많았다. 주택, 태양 전지판, 농작물 피해도 컸다.
롬바르디아주에서는 몬차, 코모, 바레세, 레코뿐만 아니라 주도인 밀라노에서 피해가 컸고, 밀라노 동북부 지역에서는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또한 돌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려 도로가 침수되고, 나무가 쓰러져 소방관들이 110건의 긴급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앞서 19일 밤에는 베네토주에 최대 직경 10㎝ 크기의 우박이 떨어져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쳤다.
반면 중남부 지역에서는 폭염이 계속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칼라브리아주의 전날 아침 8시 30분 기온은 38도에 달했다.
중부 지역인 수도 로마는 지난 18일 41.8도를 찍으며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탈리아 기상청은 이날 오후부터 22일 저녁까지 북부 지역에 다시 우박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반해 중남부 지역의 폭염은 다음 주에도 이어져 남부 지역의 경우 24일에는 최고 기온이 47도 이상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바나 디 사바티노 볼로냐대 천문학 교수는 "이탈리아는 반으로 나뉘었다"며 "북쪽은 폭우, 우박과 씨름하고 남쪽은 폭염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바티노 교수는 "지독한 더위와 격렬한 폭풍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폭염이 강렬하면 뒤따르는 폭풍도 강렬해진다"며 "기후 변화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