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환경·국토·행안 등과 관련 예산협의…"내년도 방재예산 전향적 반영"
국가하천 연계성 높은 지방하천부터 격상될듯…댐 건설·하천 준설도 본격화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박재현 김다혜 기자 = 정부가 수해 방재시스템의 근본적인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글로벌 기상이변과 맞물려 재해·재난이 상시화하고 이른바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기존 눈높이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린 것이다.
지방하천의 국가하천 승격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이 비중 있게 검토되고 있다. 나랏돈이 투입되는 국가하천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예산 투입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획재정부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자연재해 빈도와 강도가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를 고려해 '내년도 예산안'에 방재예산을 전향적으로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부처별로 요구한 예산안을 심의하는 단계이다 보니 구체적인 수치를 예측하기는 이른 단계다.
다만 기재부는 각 부처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관련 예산을 담겠다는 기류다. 환경부,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 농림부, 소방방재청, 산림청, 각 지방자치단체까지 다양한 기관이 관여하는 범부처 사안이라는 점에서 톱다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100년, 200년 만에 한 번 일어날 법한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예전보다 방재가 훨씬 더 강조되는 흐름인 것은 맞다"라면서 "부처들과 논의를 거쳐 예산을 보완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집중호우의 피해를 복구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내년도 예산안에 추가로 반영할 사업의 윤곽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현재 지자체 관할인 지방하천의 지류·지천 정비사업까지 국가하천 사업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국가하천과 연계성이 높은 지방하천에 대해서라도 정부 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방하천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관계부처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하천 및 해당 지류·지천에 대해선 시·도에서 정비예산을 부담하는데, 현재 70여개 지정된 국가하천으로 승격되면 지 100% 정부 재정으로 관리된다.
국가하천은 ▲ 유역면적 합계가 200㎢ 이상인 하천 ▲ 다목적댐 하류 및 댐 저수지의 배수 영향이 미치는 상류의 하천 ▲ 유역면적 50~200㎢이면서 인구 20만명 이상의 도시를 관통해 흐르는 하천 등을 지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12개 지방하천이 국가하천으로 신규 지정됐다. 국가하천 구역을 늘린 구간연장까지 포함하더라도 17개에 불과하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국가하천 지정 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승격 사례가 많지 않다"며 "모든 지방하천을 국가하천으로 승격시킬 수는 없지만, 위험하거나 시급하고 가치가 있는 하천에 대해서는 문턱을 낮춰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추가 수해를 막기 위해 지류·지천을 정비하는 '포스트- 4대강 사업'을 언급하고 있는 국민의힘과도 보조를 맞추는 흐름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수해로 주목받은 대심도 저류시설 사업, 수해방지 목적의 댐 건설, 하천 준설 등도 확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른 시일에 댐 신설과 (강) 준설 등 과감한 하천 정비가 포함된 치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1일 집중호우 피해 지역을 둘러본 뒤 "눈에 보이는 수요 먼저 대응하고 댐을 짓는 등 근본, 구조적인 부분은 조사와 연구용역을 거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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