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서 초등학교 다닌 뒤 명문대 많은 시안으로 돌아오는 '회류생' 논란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에서 중학교 입학시험이 불공정했다며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천 명의 학부모가 전날 서안시 민원 접수센터 앞에서 올해 치러진 시안 중학교 입학시험에 허난성에서 온 '회류생(回流生)'들이 대거 응시, 현지 학생들이 탈락한 데 반발해 시위를 벌였다.
회류생이란 외지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본적지의 중학교 입학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을 말한다.
학부모들은 "올해 시안 중학교 입학시험에 응시한 10만 명 가운데 상당수가 호적은 시안에 있지만, 학적은 허난에 있는 회류생이었다"며 "이들의 응시로 올해 합격선이 작년보다 16점이나 높아졌고, 시안의 학생들이 대거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안의 아이가 시안의 학교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부 학부모는 무릎을 꿇고 탈락 학생들의 구제를 요청했다.
학부모들의 반발은 시안 중카오(中考·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시험) 결과가 발표된 지난 14일 이후 계속되다 교육 당국이 어설픈 해명을 내놓자 전날 대규모 집회로 발전했다.
시안시 교육국은 지난 18일 성명을 내 "올해 시안의 중카오 응시생 가운데 회류생은 3천608명으로, 전체 지원자의 3.8%에 불과해 합격 점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지난해 8만여 명에 불과했던 중카오 응시자가 올해 왜 갑자기 2만 명 더 늘었느냐"며 "회류생들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올해 시안의 회류생 응시자 규모가 4만 명에 달한다는 글이 확산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철저한 진상 조사와 회류생들 탓에 탈락한 시안 학생들의 구제를 요구했다.
결국 예뉴핑 시안시장이 학부모 대표들을 만나 합동 검증팀을 구성해 진상조사를 벌여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처벌하고, 법규 위반 응시생들의 합격을 취소한 뒤 이들의 입학 취소로 발생하는 결원을 합리적으로 충원하겠다고 약속하자 시위 학부모들은 해산했다.
시안시 공안국은 21일 시안의 한 사설 교육기관이 응시 서류를 위조, 회류생들의 시안 중카오 응시를 도왔다며 관련자 13명을 체포한 데 이어 이날 또 다른 사설 기관 직원 10명을 같은 혐의로 검거해 이 중 6명은 형사 구류(임시 구속)했다.
중국에서 회류생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 불균등한 교육 자원 때문이라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산시성의 인구는 4천만 명을 밑돌지만, 전국적인 명성이 있는 명문 대학이 11곳에 달하는 반면, 인구 1억 명이 넘는 허난성에는 이런 수준의 대학이 1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산시성의 명문대 합격 점수가 허난성 명문대보다 훨씬 낮다.
반면 초등학교 교육 환경은 허난이 좋기 때문에 허난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안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중학교는 산시성 성도(省都)인 시안에서 다니려는 회류생이 늘다가 올해 급증하면서 문제가 됐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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