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략핵잠수함 한반도 전개와 미국의 '대중 통합억제'

입력 2023-07-24 10:35  

美전략핵잠수함 한반도 전개와 미국의 '대중 통합억제'
캔터키함 부산기항은 북한 뿐 아니라 '중국 억제' 효과
미·중 패권경쟁 가열 속 '북핵위협→중국견제' 명분 제공도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우리는 북한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머리에 만약 그들이 군사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입력시켜야 한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위크'에 출연해 미국이 40여년 만에 전략핵잠수함(SSBN)을 한반도에 전개한 것이 좋은 결정이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나아가 "이것은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서 지금 당장 필요한 힘의 투사"라고 강조했다.
매콜 위원장의 발언은 현재 미국 정부가 패권 도전국인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통합억제' (integrated deterrence) 전략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통합억제는 동맹국과 협력을 통해 전장 환경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개념이다. 기존에 양자동맹으로 묶어두었던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체제를 집단 안보 체제인 대서양 동맹과 유사한 형태로 재편하려는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전략에 따라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전략적 가치가 중요해진다. 또 한국과 일본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한 확장억제의 논리적 토대도 마련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전개되는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 매콜 위원장이 지적한 지점이다. 어찌 보면 북한의 핵 위협이 중국 견제를 위한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경쟁이 가열되면서 중국과 대만 사이의 갈등이나 북한의 핵 위협으로 인한 한반도 주변 긴장 상황 등은 복합적으로 연계된 사안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 1월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다음 전쟁의 첫 전투(The First Battle of the Next War)'라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상정한 워게임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는데, 중국과 대만은 물론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반도에도 그 피해와 여파가 미치게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선 "주한미군의 4개 전투비행 대대 중에 2개 대대가 차출돼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고, 중국과 가까운 오산 공군기지와 군산 공군기지, 나아가 제주 해군기지 등의 활용 가능성도 제기했다.
중국과 우호 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을 맺고 있는 북한이 대만에서의 무력 충돌 시 미군 병력의 분산 등을 노리고 개입할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세계 패권국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반도와 대만 등은 하나의 전장 차원에서 군사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상식적인 상황이다.
매콜 위원장이 "(인도) 태평양사령부 함대가 거기(한국에)에 있는 이유는 대만과 (중국의) 충돌 시 북한을 억제하고 틀어막기 위해서"라며 "북한이 대만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으니 우리는 한국과 함께 북한을 막아 북한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게 해야 한다"고 말한 배경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매콜 위원장은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오찬 자리에서 무력시위에 돌입한 중국군에 맞서 대만군에 미국제 무기 장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 대만까지 연결하는 미국의 통합억제 전략은 갈수록 농밀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맞선 중국과 북한, 그리고 러시아의 대응도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lw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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