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당 대표 낙마…총선 2개월 지났지만 차기정부 구성 안갯속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차기 정부 구성을 둘러싸고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태국인 다수가 "총리 선출 과정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24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수안 두싯 라자밧 대학이 지난 20∼22일 총리 선출 갈등과 관련해 전국 1천8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71.7%(복수 응답)는 '사회가 더 분열될 것'이라고 답했다.
67.9%는 '국민들이 정치에 피로감을 느낄 것'이라고 답했고, 62.2%는 '총리 선출 갈등이 경제와 민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총리 선출 갈등의 원인으로는 '정당들이 권력과 이익을 위한 싸움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응답이 7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원에 책임이 있다'가 63.8%, '일부 정당이 민심을 존중하지 않는다'가 62.4%였다.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도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1천310명에게 의회 총리 선출 투표가 사회를 분열시키는지 물었다.
응답자 37.1%가 '매우 그렇다', 26.6%가 '그럴 것 같다'고 답해 63.7%가 사회 분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에 '전혀 그렇지 않다'는 20.2%,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16.0%였다.
새 정부의 지속 기간에 대한 질문에는 60.5%가 '4년 임기를 마칠 것'이라고 답했다. '약 2년'은 15.3%, '약 1년'은 11.9%, '6개월 미만'은 3.3%였다.
태국은 지난 5월 14일 총선 이후 차기 총리 선출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야권 8개 정당의 단독 후보로 나섰으나, 1차 투표에서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들의 반대와 기권으로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후 의회가 한차례 탈락한 후보를 재지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 2차 투표는 무산됐다.
전진당은 야권 연합에 속한 제2당인 프아타이당을 지지하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프아타이당은 기존 8개 정당 연합 외부 세력과 접촉했다. 보수 진영 정당들은 왕실모독죄 개정 공약을 내건 전진당이 포함되면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프아타이당을 압박했다.
의회는 오는 27일 총리 선출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아직 프아타이당 중심의 연정에 참여할 정당도 총리 후보도 결정되지 않았다.
프아타이당이 전진당을 배제하고 보수 진영과 연정을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프아타이당이 군부 진영과 손을 잡으면 쉽게 의회 총리 선출 투표는 통과할 수 있지만, 전진당에 대한 '배신'이 몰고 올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진당 지지자들은 피타 대표의 총리 도전이 좌절되고 헌법재판소가 그의 의원 직무를 정지하자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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