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15년 전 중국 원촨 대지진 때 극적으로 구조된 뒤 '선봉대 경례'를 해 중국인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던 '경례 아기'가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베이징대에 합격했다고 관영 통신 신화사가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인 랑정은 최근 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상황과 능력, 장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제정치를 전공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목표로 삼고, 꿈에 그렸던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됐다"며 "더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견문을 넓혀 그동안 응원해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가와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며 "항상 어려운 사람을 돕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서 637점을 받았다.
이 점수는 80만명이 응시한 쓰촨성 수험생 가운데 상위 30위 이내에 드는 높은 점수로, 성적이 발표되자 베이징대와 칭화대, 인민대 등 중국 최고 명문대들이 앞다퉈 그에게 입학을 권유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랑정은 3살 때였던 2008년 5월 12일 쓰촨성 원촨에서 발생한 규모 8.0의 대지진 당시 무너진 유치원의 폐허 속에 갇혀 있다 1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8만7천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37만여명이 부상한 원촨 대지진으로 비통에 잠겼던 와중에 랑정의 구조 소식은 중국인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게다가 구조된 직후 들것에 실려 나오면서 자신을 구조한 군인들에게 의젓하게 '소년 선봉대' 경례를 한 것이 화제가 돼 '경례 아기'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201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 쓰촨성의 소수민족인 창족(羌族)을 대표해 단상에 올라 소년 선봉대 경례를 재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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