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에 응하지 않기로…앤트그룹 가치 폭락 상태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 올해 초 앤트그룹 지배력 상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자사주 매입에 응하지 않고 보유분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핀테크(FIN-Tech·금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기업인 앤트그룹을 12년 전 분사해 현재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23일 공시를 통해 앤트그룹이 자사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며 지분을 일부라도 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앤트그룹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보유분의 일부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알리바바는 결국 보유분을 유지하기로 했다.
앤트그룹은 지난 8일 전체 주식의 7.6%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존 주주들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며 매입 주식은 우수 인재 영입 등을 위해 사용하는 '인센티브 풀'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앤트그룹의 회사 가치는 약 5천671억 위안(101조원)으로 평가돼, 2020년 기업공개(IPO) 이전에 비해 70% 할인된 가격이라고 일부 언론은 전했다.
앤트그룹의 자사주 매입 발표 전날, 중국 금융당국은 인민은행법과 자금세탁방지법 등을 위반했다며 앤트그룹과 산하 기업에 71억2천300만위안(약 1조3천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시 벌금 부과가 결정되면서 앤트그룹에 대한 중국 전부의 규제가 일단락됐고, 자사주 매입 발표는 상장 재추진을 위한 행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2020년 10월 금융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자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통해 '군기잡기'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그해 11월 예정됐던 앤트그룹의 IPO를 전격 중단시키고 알리바바에 역대 최고인 180억 위안(약 3조2천억원)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했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2년여에 걸친 '빅테크 때리기' 영향으로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5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시가총액이 약 1천400조원 사라진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또 올해 초 앤트그룹은 공고를 통해 마윈이 자사 지배권을 상실하면서 앤트그룹 경영층과 사원 대표, 마윈을 포함하는 10명의 자연인이 각자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공지한 바 있다.
마윈은 과거 앤트그룹의 의결권 50% 이상을 보유하기도 했으나 당시 조정을 거쳐 6.2%만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경제 회생에 몰두하는 중국 당국은 리창 국무원 총리가 지난 12일 자국 내 대표적 인터넷 플랫폼 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좌담회를 열면서 이들 기업의 '기 살리기'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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