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보안국 "우크라 정박후 튀르키예서 선박명·선원 모두 교체"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는 24일(현지시간) 흑해를 오가는 민간 곡물운송선에서 폭발물의 흔적을 발견했다며 해당 선박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운송에 쓰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곡물을 싣기 위해 튀르키예에서 러시아 서남부 로스노프나노두로 향하던 선박에서 폭발물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FSB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 킬리아 항에 정박한 적이 있으며, 이후 이달 초 튀르키예 투즐라 항에서 선박명을 바꾸고 우크라이나인 12명으로 구성됐던 선원들도 교체했다.
FSB는 "이런 정황들을 볼 때 이 외국 민간 선박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폭발물을 날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러시아 크림반도 케르치 해협에서 선박 검사 결과 확인됐으며, FSB는 해당 선박에 대해 러시아 해역에서 떠나도록 조처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브리핑에서 FSB의 발표와 관련해 "경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의 만료일이었던 지난 17일 러시아의 곡물과 비료 수출을 보장한 협정 내용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우크라이나가 흑해곡물협정의 항로를 악용해 크림반도의 자국 함대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협정 참여를 중단한 적도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뒤 급등했던 세계 식량 가격은 지난해 7월 해당 협정이 맺어진 뒤로 안정되고 있었으나, 러시아의 협정 탈퇴로 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협정 탈퇴 이후로 흑해 항로의 안전보장을 철회하고 우크라이나 남부 항만에 대한 공습을 1주일째 계속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도 이에 맞서 크림반도의 러시아 군 시설을 공격하는 등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양국은 흑해를 오가는 민간 선박이 무기를 운송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서로 경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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