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네옴시티 전시회 계기 네옴 경영진 대거 방한
나드미 CEO " 모든 구역서 건설 시작…네옴은 25년간 이어질 프로젝트"
한국기업 100여곳, 네옴과 '미팅'…원희룡 "하반기 추가수주 소식 기대"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우리가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네옴은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90여국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6만명의 건설 인력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린 서울 네옴시티 전시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 12명이 방한했다.
네옴시티 건설을 책임지는 회사 임원들이 서울에서 이사회를 열어도 될 정도로 대거 한국을 찾은 것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네옴 전시회 개막 전날인 25일 미디어 콘퍼런스를 연 네옴 경영진은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옴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북서부에 지정한 행정구역으로, 서울 면적의 44배(2만6천500㎢)다.
사우디는 네옴에서 ▲ 선형 신도시 '더라인' ▲ 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 골프 코스와 요트 정박지를 갖춘 고급 휴양지 '신달라' 등 4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5년 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시작된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4년간의 기획을 거친 뒤 1년 반 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 작업에 들어갔다.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CEO는 "현 단계에 대해 말하자면 네옴에 지역사회가 생기고 학교가 문을 열었으며 네옴의 모든 구역에서 건설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사막의 모래 폭풍이 아니라 활발한 건설로 인한 모래 폭풍이 현장에 휘날리고 있다고 했다.
나드미 CEO는 현재 네옴시티 건설을 위해 현장에서 일하며 거주하는 근로자 6만명이 내년 중 40만명까지 늘 것으로 전망하면서 "네옴은 하나의 스토리이고, 25년간 계속해서 이어지게 될 스토리"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프로젝트를 끝까지 끌고 가겠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네옴시티 건설에는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초기 공개된 예상 총사업비만 5천억달러(약 640조원) 규모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기업들이 수주 기회를 노리고 있다.
나드미 CEO는 "네옴 1단계가 2030년 완료되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현실적이며,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인지 메시지를 드리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2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펀딩과 파트너십 형성 단계에서 많은 한국 기업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현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더라인' 인프라인 터널 공사를 하고 있고, 한미글로벌은 총괄 프로그램관리(PMO)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신규 입찰에 도전하고 있다.
네옴의 당면 과제는 폭 200m, 높이 500m의 선형 구조물을 170㎞ 길이로 지어 그 안에 사람이 사는 '더라인'의 첫 단계를 성공적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먼저 800m 모듈 3개로 구성된 2.4㎞ 구간을 2027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더라인'은 구조체를 포함해 건축 부재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공사 현장에서는 설치와 내외장 마감만 진행하는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진다.
레고 조립처럼 끼워서 맞추는 개념이기 때문에 '파일럿' 모듈을 성공적으로 지으면 건설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나드미 CEO와 함께 미디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하반기 네옴 관련 추가 계약 소식을 속속 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네옴에 연락관을 상주시켜 기업, 전문가와 네옴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많은 한국 기업이 네옴시티에 필요한 여러 기술 요소를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네옴은 25년간 열려 있는 프로젝트"라고 했다.
전날 비공개로 열린 네옴 측의 프로젝트 소개 행사에는 100여개 기업에서 250여명이 참석했다.
네옴에서는 건설, 미디어, 교육, 헬스케어, 관광, 에너지 등 부문별 책임자가 참석해 국내 기업들과 1대 1 미팅을 진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 기업이 평균 3개 사업을 네옴 측에 프레젠테이션했으니, 300개가량의 사업을 네옴에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디어 콘퍼런스에 앞서 열린 로드쇼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임병용 GS건설 대표(부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 등이 참석해 네옴 경영진과 만났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