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폴리티코 "中 드론·세라믹 대량으로 러에 수출"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중국이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물품을 통해 사실상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관세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방탄복과 드론(무인기), 광학장비 등에 사용될 수 있는 대량의 중국산 이중용도 물품이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폴리티코가 분석한 중국 해관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1억 달러(약 1천270억원)어치가 넘는 중국산 드론이 러시아로 수출됐으며 방탄복에 사용될 수 있는 세라믹의 대러시아 수출액도 2억2천500만 달러(약 2천870억원)로 69%나 증가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라믹 수출액은 500만 달러(약 63억원)로 61%나 감소했다.
폴리티코는 중국의 이중용도 물품 생산업체들이 러시아에 대한 직접 수출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러시아 기업 공개 자료에는 중국 기업으로부터 수입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사례가 다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시베리아 지역에 본사를 둔 러시아 기업 실바는 지난 1월 신고한 적합성 선언서에서 방탄복 10만벌과 헬멧 10만개를 중국 군사용 보호장비 제작업체인 상하이 H. 윈에 주문했다고 공개했다.
또 다른 러시아 기업 리카가 지난 3월에 상하이 H. 윈 자회사인 디콘 상하이에 방탄복을 주문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그런데도 상하이 H.윈과 리카는 거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상하이 H. 윈은 중국 군 당국의 증명서 없이는 러시아에 물품을 직접 수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며 리카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아니라 러시아에서 구입한 물품이라고 발뺌했다.
여기에 러시아 기업들이 중국산 이중용도 물품을 민수용으로 속여 들여오는 경우도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베를린 소재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MERICS)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헬레나 레가르다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겉으로는 중립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사실은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도 중국이 서방 제재의 허점이 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를 충분히 이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중용도 물품의 모호성과 대부분이 중국산이라는 점으로 인해 서방의 대응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제3국의 중간상을 거쳐 서방의 제품들이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도 서방의 러시아 제재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학의 KSE 연구소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 무기에 사용되는 수입 핵심 부품의 60% 이상은 미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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