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지침에 안 맞아"…3·4호기 지붕 등 폭발물 설치 의심장소 접근 요청 중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교전 속에 방사능 안전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부근에서 지뢰가 발견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전했다.
25일(현지시간) IAEA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에 상주하는 IAEA 전문가들은 최근 이 원전 부지 주변에서 지향성 대인지뢰를 확인했다.
지향성 대인지뢰는 적의 접근이 예상되는 방향으로 폭발해 산탄 등이 흩어지게 하는 클레이모어 등의 살상무기가 해당한다.
IAEA 전문가들은 이 지뢰가 원전과는 반대 방향으로 터지도록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전문가들은 지뢰 매설 장소가 발전소 운영 인력이 접근할 수 없는 제한 구역에 있었다고 부연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지뢰 폭발이 원전 보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폭발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원전 직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등 IAEA의 안전 표준과 보안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원전 부지 내에서는 폭발성 물질이나 중화기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원전 6호기 주요 시설인 터빈이나 터빈실 급수 펌프, 응축기, 제어실 등지가 점검 대상이었다.
그러나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3·4번 원자로 지붕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러시아 당국이 허용하지 않았다고 IAEA는 전했다.
자포리자 원전의 기술적 운영은 우크라이나 원전 기업이 맡고 있지만 부지 관리는 이 일대를 점령 중인 러시아가 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4일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지붕에 '폭발물과 유사한 물체'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며 국제 사회의 개입을 촉구한 바 있다.
IAEA는 원전 안전을 위해 3·4호 원자로 지붕과 터빈홀 등지에 대한 접근을 러시아 측에 계속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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