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5천광년 밖 목성급 행성 탄생현장 포착…"먼지 덩어리 형성 중"

입력 2023-07-26 09:18  

[사이테크+] 5천광년 밖 목성급 행성 탄생현장 포착…"먼지 덩어리 형성 중"
칠레 연구팀 "'중력 불안정'에 의한 거대 행성 형성 과정 첫 관측"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지구에서 5천광년 떨어져 있는 외뿔소자리(Monoceros)의 어린 별(V760 Mon) 주위에서 수축하면서 목성 크기의 거대 행성을 형성할 수 있는 큰 먼지 덩어리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칠레 산티아고대 필립 웨버 박사팀은 25일(현지시간) '천체 물리학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서 목성처럼 거대한 행성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장면을 포착했다며 그 사진을 공개했다.
연구팀이 공개한 사진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의 관측 장비인 분광-편광 특수카메라 '스피어'(SPHERE)와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로 포착한 'V760 Mon'과 주변 모습을 합친 것이다.
SPHERE는 별 주위를 도는 먼지가 태양계 전체보다 더 먼 거리까지 나선형 팔 형태로 뻗어있는 모습을 포착했으며, ALMA는 지금까지 관측된 적이 없는 '중력 불안정' 현상을 통해 수축 및 붕괴해 목성 크기 행성을 만들 수 있는 큰 먼지 덩어리를 포착했다.
공동연구자인 칠레 디에고 포르탈레스대 앨리스 줄로 박사는 "이 발견은 젊은 별 주변에서 거대 행성을 탄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먼지 덩어리를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V760 Mon'은 2014년 갑자기 밝기가 20배 이상 증가해 천문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과학자들은 별 밝기가 급증한 직후 SPHERE 관측을 통해 별 주위를 도는 물질이 태양계 전체보다 먼 거리에 걸쳐 복잡한 나선형 팔 형태로 모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별 주변 먼지 분포를 광범위하게 볼 수 있는 SPHERE 관측 자료와 먼지 구조를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ALMA 관측 자료를 통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나선팔을 형성하고 있는 먼지들이 여러 곳으로 파편화돼 행성과 유사한 질량을 가진 덩어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곳에서 '중심부 부착'(core accretion) 이론과 함께 거대 행성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중력 불안정'(gravitational instability)에 의한 별 주변 물질 수축·붕괴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력 불안정'은 먼지 분포 불균형으로 영역별 중력 차이가 생겨 물질들이 먼지 덩어리를 형성하고 수축해 거대 행성이 된다는 이론이며, '중심부 부착' 이론은 먼지 알갱이들이 뭉친 다음 주변 가스 등을 끌어당겨 거대 행성이 된다고 본다.
웨버 박사는 "이전에 중심부 부착에 의한 행성 형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발견된 적은 있지만 행성 규모에서 중력 불안정성이 발생한 것이 관측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ESO가 아타카마 사막에 건설 중인 주경(main mirror) 39m의 극대망원경(ELT)이 완성되면 발견된 먼지 덩어리의 화학적 특성을 탐색, 행성 형성 물질의 구성 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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