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다른 영역 투자금 절감해 HBM 수요 대응"
4조 투자한 日 키옥시아와 美 WD 합병 논의엔 "아직 구체적 조건 확인안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기자 =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며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그래픽 D램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재고 수준이 높은 낸드의 감산 규모를 확대하고, 고용량 DDR5와 HBM3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낸드는 재고 수준이 D램보다 높고 수익성이 나쁜 상황이어서 현재 5∼10% 수준의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작년 4분기부터 레거시(구형) 및 저수익 위주로 감산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의 경우 D램과 낸드 생산은 모두 전년 대비 줄어들 전망"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30% 중반 증가했고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는 한 자릿수 후반 % 증가했다. 낸드 출하량은 기저효과 등으로 약 50% 증가한 반면 ASP는 전 분기 대비 약 10% 감소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조8천821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긴 했지만,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4% 늘고 영업손실 규모는 줄었다.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3조4천23억원이었다.
2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평가손실 규모는 약 5천억원이다. 이는 전 분기보다는 크게 줄어든 금액이며, 추가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작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특히 HBM을 비롯한 그래픽 D램의 매출액이 전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두 자릿수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20%를 웃도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SK하이닉스는 생성형 AI 발(發) 고사양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용량 DDR5와 HBM 등 고사양 메모리 제품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중장기 AI 서버 시장은 연평균 30% 중반, 전체 서버 수요는 연평균 한 자릿수 후반 %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는 제한된 투자 범위 내에서 타 영역 투자금을 일부 절감하고 효율적 운영을 통해 HBM 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HBM 제품 양산 확대를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되, 전사적으로 캐파(생산능력) 증설보다는 공정 전환에 집중해 효율성에 기반한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BM 시장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제품 완성도나 양산 품질, 필드 품질까지 종합해서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서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HBM 시장 형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경험과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계속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을 50%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각각 40%와 10%로 봤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세계 낸드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 논의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아직 합병 관련 구체적 조건 등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두 회사 합병이 키옥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저희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참여해 키옥시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hanajjang@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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