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소독 후 밀봉 상태로 보관…다음주 국가보훈부에 전달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맞춰 국립 서울현충원 내 독립유공자 묘역에 복원될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 독립운동가 최재형(1860∼1920) 지사의 부부합장묘에 연해주 현지에서 채취한 흙이 사용될 예정이다.
27일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번 사업을 위해 김 니콜라이 우수리스크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장은 지난 25일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있는 '최재형 기념관'에서 흙을 채취해 총영사관에 전달했다.
총영사관은 러시아 검역 기관 관계자 입회하에 열소독 등 절차를 마무리한 뒤 밀봉 상태로 이 흙을 보관 중이다.
또 다음 주 초 강원도 동해에서 배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들어오는 국가보훈부 관계자 또는 전주 최씨 문중 관계자에게 이를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 총영사관 고문희 부총영사는 "지난 24일 국가보훈부에서 정식으로 협조를 요청했으며 뜻있는 사업이라 현지에서 적극 지원했다"고 밝혔다.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최 지사는 9세 때 부모를 따라 연해주로 이주한 뒤 자수성가, 러시아군 군납상인으로 모은 전 재산을 조국 독립과 이주 동포를 위해 바친 인물이다.
최 지사는 생전 연해주 동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으며, 안중근 지사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지사는 1920년 '4월 참변'을 일으킨 일본군에 체포된 직후 살해됐으며, 그의 시신은 현재까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4월 참변은 1920년 4월 4일부터 이틀간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등지 한인 집단거주지에서 일본군이 한인 수백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최 지사가 순국하기 전까지 거주한 우수리스크시 내 고택은 현재 독립운동 기념관으로 조성됐다.
앞서 지난 6월 보훈부는 최 지사의 가묘(假墓·시신을 찾지 못해 임시로 만든 묘)를 부부합장묘 형태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사단법인 독립운동가 최재형기념사업회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시내 공동묘지에 안장된 최 지사의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보훈부는 다음 달 12∼13일 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최재형 지사 국민 추모식을 개최하고 이어 14일 최 지사 부부의 봉송식 및 안장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78주년 광복절을 맞아 최재형 지사의 서울현충원 묘를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한다"며 "최 지사 순국 추정지인 우수리스크의 흙과 여사의 유해를 국내로 들여와 최 지사 사후 100여 년 만에 부부합장식을 거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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