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집권 연정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최고의 핵 과학자들조차 항의 차원에서 현직 이탈을 고려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채널13 방송은 26일(현지시간) 정보원을 언급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 원자력위원회에 소속된 고위급 과학자 다수가 집권 연정의 '사법 정비' 입법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사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사직을 고려 중인 과학자 중에는 이스라엘 핵 능력 개발에 관여한 수십명의 전문가들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이들은 아직 집단적인 행동에 나서거나 상부에 사임 의사를 전달하지는 않았으며, 전임자 등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중동 내 유일한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알려져 있다.
남부 네게브 사막에는 이스라엘 핵 연구의 중심지인 시몬 페레스 핵 연구센터가 있다.
최소 수십기에서 수백기에 달하는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고 있다.
핵 과학자들의 반발 움직임은 이스라엘군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예비군들의 잇따른 복무 거부 선언과 맞물려 이스라엘 연정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앞서 예비군 1만여명은 베냐민 네타냐후 연정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반발해 복무 거부를 선언했다.
이 가운데는 실제 전투 임무에 참여하는 전투기 조종사와 정보 및 특수부대 소속 예비군도 포함되어 있다.
복무 거부 선언에 동참하는 예비군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군 당국도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복무 거부를 선언한 예비군들의 훈련 참여가 장기간 지속되면 전투준비태세에 조만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군 당국은 또 군의 화합과 단결은 이미 훼손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전직 군 참모총장, 전직 경찰청장, 전직 모사드 및 신베트 국장 등은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 사법 정비를 강행하는 연정의 지도자 네타냐후를 비판하고 예비군들의 집단행동을 옹호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