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금액지수도 12.0% 내려…수출입 물량지수는 4개월 만에 상승
교역조건 27개월 만에 개선…수입가격 하락 폭이 수출가격보다 커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로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금액지수가 1년 전보다 9.2% 떨어졌다.
다만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은 2년 3개월 만에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6월 수출금액지수는 126.85(2015년 100 기준)로 1년 전보다 9.2% 하락했다.
작년 10월(-6.6%) 이후 9개월 연속 뒷걸음쳤으나 낙폭은 5월(-14.7%)보다 줄 었다.
품목별로는 석탄·석유제품(-40.2%), 컴퓨터·전자·광학기기(-25.0%), 농림수산품(-15.0%) 등의 하락률이 높았다.
반면 운송장비(41.5%), 전기장비(15.0%) 등의 수출금액지수는 올랐다.
수출물량지수(126.90)는 1년 전보다 7.5% 올랐다. 지난 2월(1.0%) 이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운송장비(37.4%), 전기장비(12.1%), 화학제품(10.7%)이 높아졌으나, 컴퓨터·전자·광학기기(-2.6%), 석탄·석유제품(-2.5%)은 떨어졌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는 수출물량은 늘었지만, 가격이 내려가면서 금액 기준으로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6월 반도체 수출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21.6% 늘었지만 같은 기간 가격지수가 40.8% 하락해 금액 기준으로는 28.0% 내렸다.
6월 수입금액지수(147.37)는 1년 전보다 12.0% 낮아졌다. 지난 3월(-6.6%) 이후 4개월 연속 내림세다.
개별 품목 중에서는 광산품(-23.8%), 석탄·석유제품(-20.8% 등의 수입금액이 많이 줄었다.
반면 수입물량지수(125.85)는 1년 전보다 4.4% 높아졌다. 지난 2월(6.7%) 이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운송장비(50.6%), 석탄·석유제품(20.1%)의 상승 폭이 컸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다만 수입액(통관기준) 가운데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은 빠져있다. 이 품목들의 경우 가격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85.36)는 1년 전보다 0.2% 올라 지난 2021년 3월(3.5%) 이후 2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수입가격(-15.7%)이 수출가격(-15.5%)보다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서 팀장은 교역조건 개선세 전망과 관련해 "수출 부문에서는 반도체 가격 하락세 둔화 흐름, 수입 물가에서는 국제유가 추이 등이 교역조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여러 요인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108.32)도 수출물량지수(7.5%)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0.2%)가 모두 상승하면서 1년 전보다 7.7% 올랐다.
역시 지난해 1월(0.7%) 이후 17개월 만에 상승 전환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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