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에너지 부문 고위 당국자들이 최근 인도에서 열린 다자 회의에서 따로 만나 의견을 나눴지만, 본격적인 협력 합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27일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런징둥 부국장은 21∼22일 인도 고아에서 연이어 열린 제14차 청정에너지장관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에너지장관회의에 참석했으며, 회의 기간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만났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양측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틀 안에서의 에너지 협력 등 내용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런징둥 부국장은 "양측은 (작년 11월) 양국 정상의 발리 회담 정신을 이행하고 '상호 존중'·'평화 공존'·'협력 호혜'의 3원칙을 지키면서 에너지 영역의 대화와 협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런 부국장이 언급한 '발리 회담 정신'에는 ▲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음 ▲ 중국 체제 변경을 추구하지 않음 ▲ 동맹 강화를 통해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않음 ▲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음 ▲ 중국과 충돌을 일으키기를 원하지 않음 등 이른바 '5불(不)'이 포함된다.
최근 중국은 외교·경제 등 분야별로 미국 측과 대좌할 때마다 발리 정신과 3원칙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런 부국장의 말은 글로벌 이슈 중 하나인 에너지 전환 문제에 맞서 미중이 대화·협력을 하려면 미국이 중국을 향해 부과한 제재 등 '칼끝'을 거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가 까다로운 외교 문제를 떼어놓고 기후위기 문제에서라도 우선 힘을 합치자고 제안하자 중국 측이 내놓은 답변과도 유사하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그랜홈 장관의 언급 내용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런징둥 부국장은 인도 다자 회의에선 중국이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청정에너지 발전을 선순위로 제시했으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또 "각국은 손을 잡고 글로벌 에너지 산업 공급망을 보호해야 하고, 글로벌 청정에너지 협력 관계 등을 통해 에너지 전환 목표를 조기에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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