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트위터 본사 이전으로 도시 홍보 효과…지금은 잡음 속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한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자랑거리였던 트위터 본사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인수 이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10월 트위터의 소유주가 머스크로 바뀌고, 최근 머스크가 트위터의 회사 이름과 로고를 모두 'X'로 바꾸면서 트위터 본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와 관계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트위터가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본사를 옮겼을 때,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는 도시 황폐화·노숙자 문제·10%의 높은 실업률 등에 시달리고 있던 이 도시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인수 이후 트위터는 샌프란시스코의 골칫거리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건물의 임대료 수백만달러를 내지 않아 피소되는가 하면 머스크가 직원들에게 고강도 근무를 주문하면서 일부 사무실을 침실로 개조해 시 당국의 건조물 변경 관련 조사를 받기도 했다.
직원의 3분의 2를 감원하는 등 대규모 정리해고에 돌입해 샌프란시스코 본사는 텅 비게 됐다.
지난 24일에는 설립 당시부터 트위터의 상징이었던 파랑새 로고를 없애고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표시된 알파벳 'X'로 교체하면서 도로를 점거, 본사의 파랑새 간판을 떼어내려다 신고받은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트위터뿐 아니라 머스크 본인도 샌프란시스코를 무시하고 샌프란시스코가 있는 캘리포니아주를 비판해왔다고 WP는 전했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를 창업했지만,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와 각종 규제를 비판하며 지난 2020년 거주지를 텍사스로 옮겼다.
그는 "캘리포니아는 기회의 땅이었지만 지금은 과잉 규제, 지나친 소송, 과도한 세금과 경멸의 땅이 됐다"고 비판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대해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버려진 좀비 아포칼립스"라고 조롱했다.
시내 인근 지역에서 지난 4월 발생한 캐시앱 창업자 보브 리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폭력적인 공상과학 범죄"라고 말했고 이후 "범인이 잡히더라도 바로 풀려나는 경우가 잦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주 검사인 브룩 젠킨스는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신중하지 못하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의 여파로부터 벗어나고자 기업들과 근로자들을 다시 시내로 불러들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따라서 시 당국은 규칙을 무시하고 기분 나쁜 트윗을 올리는 머스크와도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고 WP는 진단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인 매트 도시는 "트위터를 지지하고 싶다" "만약 트위터가 사람들을 다시 일터로 데려오고 고용한다면 내 지역구에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도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위터와 머스크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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