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력행위 등 엄정 대처 방침…대통령 "폭력자제 모두에게 호소"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우파 연정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입법 사흘만인 27일(현지시간) 다시 시작됐다.
시위 지도부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시위를 더 자주 열겠다고 예고했고, 경찰은 폭력 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성전파괴일'(Tisha B'Av, 동예루살렘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제1, 제2 유대 성전이 파괴된 것을 애도하는 날)인 이날 낮 동안 금식한 수천명의 시민은 저녁부터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 정비 입법을 성토했다.
시위대는 로스차일드 거리에서 집회 장소인 카플란 거리까지 행진했다.
시위 주최 측은 오는 9월 사법 정비 입법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심사 개시 때까지 더 강력한 시위를 더 자주 열 것이라면서 "방어에서 공격으로"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다만 주최 측은 폭력을 배제한 민주적 시위를 진행하겠다면서 참가자들에게 경찰관들의 폭력적인 대응이 있을 경우 영상으로 기록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정부 시위 단체 중 하나인 '카플란 저항 운동'은 "새로운 독재 법에 맞서 우리는 싸움을 강화하고 계속 해야 한다. 모두가 거리로 나와 이스라엘을 민주주의로 되돌리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시민들에게 동참을 촉구했다.
경찰 당국도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관들을 해치거나 사회 기반 시설 훼손 행위를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법 위반자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는 경찰의 시위 진압에 몽둥이와 최루탄, 섬광 수류탄 등 그동안 사법 정비 저항 시위에 사용하지 않았던 장비들이 동원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경찰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날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시위 재개를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고통이 최고조에 달하더라도 우리는 논쟁의 경계선을 지켜야 하며, 폭력과 되돌릴 수 없는 수단들은 삼가기를 모두에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앞서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초강경 우파 연정은 지난 24일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대법원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사법심사를 통해 뒤집는 권한을 박탈하는 내용의 기본법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후 반정부 운동 단체 등은 이 입법에 대한 사법심사를 청구했으며, 대법원은 오는 9월에 심리를 시작하기로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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