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10년마다 0.29도씩↑…세계는 0.21도씩
기후변화·도시화가 큰 요인…산호는 급격한 백화 현상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극심한 이상기후로 '지구가 끓어오르는'(global boiling) 시대가 시작됐다는 유엔의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대만의 기온 상승 폭이 세계 평균보다 상당히 빠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중국시보 등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대만 교통부 중앙기상국(CWB) 집계 결과 19세기 말부터 2020년까지 대만의 연평균 기온은 10년마다 평균 0.11도씩 상승했다.
비슷한 기간 세계 연평균 기온이 10년마다 평균 0.08도씩 올랐다는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자료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눈에 띄게 컸다.
최근 30년 동안만 봐도 대만 연평균 기온은 10년마다 평균 0.29도씩 치솟아 세계 연평균(10년마다 0.21도씩 상승)보다 빠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더욱 두드러졌다.
대만 전 지역에 분포한 11개 평지 기상 측량소의 2013∼2022년 10년간 각 연도별 연평균 기온은 모두 지난 100년간 평균기온(22.98도)을 넘어섰다.
또 2020년 평균기온(24.56도)과 2019년 평균기온(24.53도)이 역대 1위와 2위를 차지한 가운데 2015년부터 2021년까지의 연도별 연평균 기온은 모두 상위 10위권에 들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뤼궈천 CWB 예보센터 주임은 대만의 온도 상승이 비교적 빠른 것은 지구 온난화 외에 도시화도 큰 요인"이라며 앞으로 대만에서 폭염이 자주 발생하고 한파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뤄밍후이 대만대 대기학과 교수는 "대만 농지의 감소로 열 분산이 영향을 받으면서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면서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폭우의 발생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대만 국가위생연구원(NHRI)은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를 인용, 2060년께가 되면 대만 중부·남부 지역의 여름철 일일 평균 기온이 약 30도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천주즈 NHRI 연구원은 기온 상승은 환경 변화에 민감한 고령자의 건강에 좋지 않다며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북부 예류, 남부 컨팅·샤오류추 등 대만 주변 전 해역에서 산호 백화 현상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2020∼2021년 대만 산호의 50%가 '열 스트레스'(heat stress)를 받는 상태였으며, 30%는 이미 백화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산호 백화 현상은 형형색색 빛깔을 내며 산호 표면을 감싼 공생 조류(藻類·algae)가 수온 상승에 의한 열 스트레스로 떠나거나 죽어 산호가 하얗게 변하는 것이다. 산호가 백화 현상에 오래 시달리면 결국 죽게 된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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