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자동차에서 게임 콘솔까지 모든 제품에 영향을 미쳤던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공급과잉으로 바뀌면서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CN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팬데믹 당시 자가 격리됐던 소비자들이 PC와 스마트폰과 같은 제품에 열광하는 가운데 공급망 혼란으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의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미국의 마이크론 등이 제조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뿐 아니라 전자 기기의 전력 관리 등에 쓰이는 구형 반도체 수요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게임 콘솔과 심지어 세탁기 부품에 이르는 각종 반도체에 대한 공급부족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족으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생산량이 감소하기도 했다.
이후 일부 부문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되찾고 있지만 랩톱과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와 D램 반도체는 공급과잉으로 국면이 전환됐다.
이는 공급부족으로 고통받았던 기업들이 반도체 재고를 쌓기 시작한 가운데 팬데믹 당시 이미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과 노트북 구매를 한 데다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가 많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베인앤드컴퍼니의 피터 핸버리 통신·미디어·기술 부문 파트너는 "최종시장(PC 등 제조업체)이 새 주문 대신 재고 소진에 집중해 반도체 부족 당시 급증했던 수요가 갑자기 말라버리면서 공급망 뒤편의 반도체 제조업체에서 강력한 '채찍효과'(bullwhip)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채찍효과'는 채찍의 경우 손잡이 부분에 작은 힘이 가해져도 끝부분에서는 큰 파동이 생기는 것처럼 공급망에 있어서 소비자 수요의 작은 변동이 제조업체에 전달될 때는 확대돼 기업에서 볼 때 수요의 변동이 매우 불확실하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95% 급감했고 SK하이닉스는 적자 전환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는 순이익이 23.3% 감소하는 등 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이 줄었다.
하지만 모든 반도체 부문에서 공급과잉 상태가 빚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부문의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최근 공급을 축소해 가격을 높이기 위해 감산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전자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하반기 글로벌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TSMC는 지난주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 고객들의 "지속적인 재고조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이 같은 기업의 회복은 가전제품과 같은 최종 제품의 수요에 달려있지만, 이 역시 불확실한 거시경제 회복과 연계돼 있다고 CNBC는 전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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