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켓군 장성들 부패 조사…웨이펑허 퇴임 후 조사 시작"

입력 2023-07-28 17:38  

"중국, 로켓군 장성들 부패 조사…웨이펑허 퇴임 후 조사 시작"
中매체 "자살설 로켓군 장성 병으로 숨져" 보도했다 삭제
일각서 정치문제·기밀 누설 추측도 제기…친강 실각과 연결짓기도



(홍콩·베이징=연합뉴스) 윤고은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인민해방군 로켓군 전현직 장성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로켓군은 중국군 핵 자산의 중심에 있고 대만 압박의 선봉에 선 부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힘을 실어 왔다.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기율감찰위원회는 로켓군 현 사령관인 리위차오 상장(대장)과 그의 전·현직 부관인 장전중 전 로켓군 부사령관, 류광빈 현 부사령관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 셋에 대한 조사 사실은 공표되지 않았으나, 이들은 연행돼 조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위차오는 2015년 창설된 로켓군의 3번째 사령관으로,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205명으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도 뽑혔다.
그는 인민해방군의 '얼굴' 중 한명으로, 2009년 국경절 열병식과 2015년 제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 열병식에서 잇달아 군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았다.
로켓군 장성들에 대한 조사는 지난 3월 웨이펑허 국방장관의 퇴임 얼마 뒤 시작됐다고 한 소식통은 밝혔다.
웨이펑허는 로켓군 초대 사령관이자 로켓군 출신 첫 중국 국방부장이다.
그는 2012년 11월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단행한 첫 장성 인사에서 상장으로 승진, 시 주석의 군내 친위세력으로 분류된다. 로켓군 전신인 제2포병부대의 일반 병사로 시작해 상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18년 그가 국방부장으로 임명되자 미국에 맞선 미사일 전력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자 시 주석의 로켓군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한 소식통은 "로켓군의 거의 모든 고위 장성은 승진 전까지 좋은 평판을 유지했다"며 "그러나 그들은 베이징의 본부로 이동한 후 부도덕해졌고 방위산업 업체들과 더 많이 교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망한 우궈화 전 로켓군 부사령관의 사인을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궈화는 전자정보 수집과 사이버전 등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기술정찰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앞서 이달 초 대만 인터넷매체 뉴톡은 중국군이 우궈화가 뇌출혈로 사망했다고 내부에 알렸지만, 사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이날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는 우궈화가 병으로 숨졌다고 반박했다.
펑파이는 우궈화의 친척과 친구들을 취재한 결과라며 그가 병에 걸려 치료해도 효과가 없었고 지난 4일 베이징에서 향년 66세로 숨졌다고 전했다. 다만 무슨 병이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펑파이는 그러나 몇 시간 뒤 해당 기사를 삭제해 의문을 키웠다.
SCMP는 로켓군을 겨냥한 사정당국의 조사가 부패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정치적 문제 혹은 기밀 누설과 관련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시 주석의 신임 속에 초고속 승진했다가 지난 25일 최단명 외교부장으로 기록된 친강의 실각과 로켓군 장성들에 대한 조사를 연결해서 보는 시선도 있다.
미국에 체류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등 이런 설을 제기하는 이들은 20차 당대회 직후 미국 공군대학 산하 중국우주항공연구소가 발간한 중국 로켓군 보고서에 주목한다. 로켓군에 대한 고급 정보가 담긴 보고서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내부에서 기밀이 유출됐기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로켓군은 시 주석이 강조하는 '전략적 억지력'의 핵심에 있다.
시 주석은 20차 당대회에서 "강대한 전략적 억지력 체계를 구축하고 전투 지향적인 군사 훈련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전략핵 역량 증강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베이징 군사 전문가 리제는 그러한 핵전력 증강에서 로켓군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로켓군은 중앙군사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모든 전략적 핵미사일의 안전을 보장하고 모든 핵탄두를 특정 위치에 배치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로켓군은 또한 중국의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 증대 노력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MIIS)의 데커 에벌레스 연구원은 이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인민해방군 로켓군이 대만 인근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17을 광범위하게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 주석이 전방위적으로 반부패 드라이브를 걸면서 군에서도 줄줄이 숙청이 이뤄졌다.
군 최고위층으로는 앞서 궈보슝, 쉬차이허우 등 두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개인 비리로 낙마했다.
궈보슝은 2016년 뇌물 수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쉬차이허우는 2015년 재판을 앞두고 암으로 사망했다.
중국 당국은 심지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투쟁 때 전사한 장성보다 많은 100명 이상의 장성이 반부패와의 싸움에서 적발됐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공표하기도 했다고 SCMP는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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