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복무 거부 선언 속 공군 사령관 등 안보 우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우파 연정이 '사법 정비'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사법부 무력화 입법의 후폭풍 속에 고위 공직자가 처음으로 사법 정비에 반발해 공개적으로 사표를 던졌다.
이스라엘 교육부의 최고 행정 책임자인 아사프 잘렐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 앞에 다가온 사회적 균열로 인해 더는 나의 책임을 다할 수 없다. 지금 나의 임기를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다만, 공군 조종사 출신인 그는 예비군으로서 국방의 의무는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비록 불타고 있지만 나에게 다른 조국은 없다"고 말했다.
사법 정비 입법에 대해 불만을 품고 이스라엘 고위 공직자가 사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시 공군 조종사 출신으로 지난 1월 잘렐을 최고 행정 책임자로 임명했던 요아브 키시 교육부 장관은 즉각 후임자를 지명했다.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잘랄은 키시 장관의 정치적인 간섭 때문에 한 달 전부터 사임을 고려했으며, 이스라엘 우파 연정이 지난 24일 첫 사법 정비 법안을 처리하자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예비군들의 복무 거부 선언이 이어지면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토메르 바르 이스라엘 공군 사령관은 이날 "적들이 사법 정비로 촉발된 정치적인 위기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이런 시기 이스라엘의 적들은 우리의 국경과 준비 태세를 시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현지 매체 와이넷(Ynet)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군 정보기관으로부터 사법 정비 입법과 관련한 안보 위협에 관한 4건의 보고를 받았다.
특히 첫 사법 정비 법안 처리 직전에 발송된 긴급 보고에는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등이 전례 없는 이스라엘의 위기 상황을 전략적인 상황 변화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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